윤여준·권오을 등 보수 인사 대거 영입
'용광로 선대위' 표방에도 일각 배제
20대 총선 '비명횡사' 논란 봉합 덜 돼
"정말 통합 원한다면 李 사과해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내란종식과 위기극복 그리고 국민통합'을 전면에 꺼내들며 공식 출범했다. 다만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배제됐던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서는 아직 진정한 통합이라 보기 어렵다는 의구심이 감지되고 있다.
외연 확장을 위한 외부 인물 인선이 활발했던 데 반해, 지난 총선 과정서 이른바 '비명횡재 친명횡사' 상처를 치유할 설득이나 소통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공천 과정에서 배제됐던 인사가 다수였던 만큼, 일부 비명계의 참여만으로 '통합'이 완성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이번 선거는 정당 간 대결이 아닌 미래와 과거, 재도약과 퇴행의 대결로 더는 과거나 이념·사상·진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여유가 없다"며 "이제부터 진정한 국민통합을 시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괄선대위원장단 중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내 능력이 많이 부족하고 경험도 부족한데, 이재명 후보를 돕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번 선대위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박용진 전 의원까지 비명(비이재명)계 인선은 물론, 중도보수 인사 영입에도 막대한 공을 들여 '외연 확장'에 무게를 뒀다. 특히 선대위를 이끄는 총괄사령탑에는 '보수 책사'로 분류되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참모 출신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전격 영입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박찬대 대표직무대행이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총괄선대위원장에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까지 이름을 올려 총 7명의 진용을 갖췄다.
이외에 선대위에는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과 가까운 인사로 알려진 권오을 전 국회사무총장, 윤석열 캠프 출신인 이인기 전 새누리당 의원, 이명박 정부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처장 등 보수 인사도 포진했다.
비명계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외에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평화번영위원장을, 박용진 전 의원이 사람사는세상 국민화합위원장을 맡았다. 경선 룰에 반발해 경선을 거부한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회를 이끈다. 마찬가지로 이번 대선 경선에 나서지 않은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은 국가미래정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이 후보가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0.73%p로 패배한 이후, 중도층의 표심을 얻지 못한 것이 결정적 패인 중 하나라는 정치권의 관측이 이어졌던 데 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이념보다 민생을 앞세우고, 중도보수층까지 아우르는 외연 확장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통합 행보에도 일각에서는 그 진정성을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는 모습이다.
지난해 총선 정국 당시 민주당 내에서는 '친명횡재·비명횡사'라는 수식어가 나올 정도로, 비명계 인사들이 공천 과정에서 대거 탈락하거나 불이익을 받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박용진 전 의원 외에도 홍영표·설훈·전해철 전 의원 등이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비명계 중심으로 반발이 거셌다. 이 같은 상황은 공천의 공정성과 당내 통합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이 후보는 이후 박 전 의원에게는 개별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비명계 전체를 향한 공식적인 유감 표명이나 책임 언급은 없었다는 점에서 불만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박 전 의원과의 회동은 지난 2월 21일 이뤄졌으며, 당시 이 후보는 공천 배제 등과 관련해 "선거 과정에서 박 전 의원이 고통받은 것이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논란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지난달 5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2023년 9월 자신의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당내 일부(비명계)와 검찰이 짜고 한 짓"이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즉각 비명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고, 통합 행보가 결국 쇼였냐는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해당 발언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별도의 해명이나 사과를 내놓지 않았다.
'용광로 선대위' '통합 선대위' 키워드와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는 "선대위의 색깔이 없어진 것 같다"며 "통합이라고 하면 아직 탈당을 안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정말 통합을 원한다면 이 후보가 사과를 하는게 맞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비명에게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것 자체가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니냐. 이재명의 통합이라 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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