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발표
지정학적 갈등, 美 대선 등으로 방산·가상자산 성장
금호아시아나 자산 총액 3.4조원…연중 지정 제외
LIG, 대광, 사조 등 5개 집단이 신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총 92개 기업집단으로 전년 지정 대비 4개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5개사 신규 지정…자산 총액 3.4조원 금호아시아나 제외
이날 공정위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지난해(88개) 대비 4개 증가한 반면,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3318개) 대비 17개 감소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LIG, 대광, 사조, 빗썸, 유코카캐리어스 등이다.
공정위는 같은 날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이 가장 최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2324조원의 0.5%에 해당하는 11조6000억원 이상인 46개 집단(소속회사 2093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소속회사 수는 지난해(48개, 2213개) 대비 각각 2개, 120개 감소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과 두나무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됐으나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었던 교보생명보험, 태영 및 에코프로는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됐다.
한편 금호아시아나는 자산총액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지난 2월 연중 지정 제외된 바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들은 1일부터 대규모기업집단 시책을 적용받게 된다.
구체적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에게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금지 등이 적용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의 경우 이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적용된다.
방산·가상자산·해운업 주력집단 성장
올해는 지정학적 갈등 심화, 미국 대선 등 기업집단을 둘러싼 대외환경 변화로 방위산업, 가상자산업 및 해운업 주력회사의 자산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관련 집단이 신규 지정되거나 재계 순위가 상승했다.
지난해 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따른 해외 각국의 군비 증강 등으로 방위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며 주요 방위산업회사를 계열회사로 둔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 LIG의 자산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LIG는 자산이 2조원 이상 증가했다.
또 지난해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거래가 활성화되며 가상자산거래소의 고객 예치금이 증가해 가상자산업 주력집단인 두나무, 빗썸의 순위가 상승했다. 두나무의 경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됐으며 빗썸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중동 지정학적 이슈도 영향을 미쳤다. 운임률이 올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환율 상승에 따른 표시통화 환산이익 발생하면서다. 이에 따라 에이치엠엠, 장금상선, 유코카캐리어스의 자산이 증가하고, 순위가 올랐다. 자동차 운송을 주력으로 하는 유코카캐리어스는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새롭게 지정됐다.
반면 보험업 주력 집단의 경우 자산이 감소하거나 재계 순위가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로 보험계약부채가 증가함에 따라 보험업 주력집단인 DB, 교보생명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의 공정자산이 줄어들고 순위가 하락했다.
한편, 상위 10대 기업집단 중에서는 철강업 업황 악화로 포스코가 5위에서 6위로 떨어졌으며 토지자산 재평가로 자산이 증가한 롯데가 6위에서 5위로 올랐다. 또 석유화학업 업황 악화로 9위였던 지에스가 10위로, 예대마진 확대 등으로 자산이 증가한 농협이 10위에서 9위로 상승했다.
기존 소속회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이뤄진 대형 M&A도 기존 집단 자산 변동 또는 신규 집단 지정에 영향을 줬다.
한진의 경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업결합을 완료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등 8개사가 계열회사로 편입된 영향으로 전년 대비 자산이 크게 증가(19조1000억원)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한온시스템 등 3개사를 인수하면서 자산이 증가(11조1000억원)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됐다.
사조는 사조대림 등이 식품 제조 및 유통사인 사조씨피케이, 푸디스트 등 7개사를 인수함에 따라 자산이 1조4000억원 늘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87개 기업집단 지배력 유지 인정… 올해도 연속 지정
공정위는 지난해에 이어 연속 지정된 87개 기업집단 중 일부 집단에서 동일인의 그룹 지배력이 이전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나 기존 동일인들의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 동일인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장관 기업집단감시국장은 “대표적으로 한화그룹과 신세계다. 한화는 최다출자자는 변동됐으나 김승연 회장이 여전히 최고 지위자로 기업집단을 대표하며 대내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동일인을 변경하지 않았다. 신세계도 마찬가지”라며 “그룹에서도 특별히 이견이 없어 지난해와 동일하게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개정 시행령에 따라 법인을 동일인으로 해 지정된 쿠팡과 두나무의 경우 올해도 시행령 상 예외요건을 모두 충족해 자연인이 아닌 법인인 쿠팡·두나무를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지정된 대상 집단에 대해 고도화된 분석을 통한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 유용한 정보를 시장참여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장 감시가 강화되고 기업집단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이 유도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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