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자산 합치면 50조 넘어
단숨에 업계 6위 생보사 탄생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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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해 인수를 승인했다. 이번 승인으로 생명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보험업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우여곡절 끝 동양·ABL생명 인수 조건부 승인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을 최종 의결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지분과 가격은 동양생명(75.34%) 1조2840억원, ABL생명(100%) 2654억원이며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이 중국다자보험그룹과 SPA를 체결할 당시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는 '2등급'으로 인수·합병(M&A) 승인 관련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는 '적신호'가 켜졌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지주사는 종합평가등급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3등급 이하여도 자본금 증액 등 일정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위가 인수를 승인할 수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1월 15일 금융당국에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신청을 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업계획의 타당성 및 건전성, 금융지주사 및 자회사의 재무·경영상태의 건전성 등 금융지주법령에 따른 자회사 편입승인 요건 충족여부에 대한 심사를 충실히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 편입승인 요건 충족여부 심사와 관련된 자료보완을 우리금융에 요청해 추가 자료를 제출받고 이번 편입이 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지 여부에 관해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도 진행했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요건 충족 여부에 대해 충실히 검토할 필요성,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의 자본관리 등을 조속히 추진해야할 필요성 등을 감안해 임시 안건검토 소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4차례에 걸쳐 안건검토 소위원회를 개최해왔다.
우리금융은 금감원 검사결과 조치요구사항에 대한 개선조치를 대부분 완료했으며 시스템 및 모형 개발 등 시일이 소요되는 일부 과제에 대해서는 상세 추진일정을 제시했다.
또한 금융사고 예방, 조직문화 개선 등을 위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내부통제 개선계획과 자기자본 확충 등 중장기 자본관리계획 등을 제출하고 금융위 안건검토 소위원회에 두 차례 참석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제출한 검사 지적사항 개선계획,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되는 경우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 하향 요인 시정 등으로 종합등급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라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을 충실히 이행하고 그 이행실태를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감원에 보고할 것을 부대조건으로 부과했으며 금감원은 그 내용을 점검해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금융지주회사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시정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며 "이번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금융지주회사법 제57조 제2항에 따라 주식처분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비은행 강화 '잰걸음'
이번 금융위의 인수 승인으로 우리금융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비은행' 부문 강화 엔진이 동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우리은행의 순이익(6331억원)이 우리금융 순이익(6156억원) 보다 많은 성적을 냈다. 우리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8%를 기록하며 다른 금융지주인 ▲KB금융지주 60.5% ▲신한금융지주 75.8% ▲하나금융지주 88.0%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이 절실했다.
생명보험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은 각각 34조5776억원과 18조6651억원으로, 이를 합하면 53조2427억원이다.
이는 ▲삼성생명(275조3211억원) ▲교보생명(122조4090억원) ▲한화생명(122조1350억원)▲신한라이프생명(59조6178억원) ▲NH농협생명(53조2536억원)에 이어 생보업계 6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음에 따라 지난해부터 검토해온 두 회사의 그룹 편입 준비작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우선 동양·ABL생명의 전반적인 ▲규정체계 ▲재무‧회계 ▲리스크관리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전산시스템 등에 우리금융그룹의 경영관리체계를 적용해 그룹 자회사로서의 시스템 전반을 정비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 즉시 두 보험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그룹 회장 주재 소통프로그램을 진행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매도인과 상호 협력할 부분과 세부일정 등을 지속 협의하고 7월 초 동양·ABL생명 양사의 주주총회를 개최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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