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가입 중단' 수용 SKT…위약금 면제는 아직 "법적 검토중"(종합)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5.05.02 11:55  수정 2025.05.02 11:57

2일 유심 해킹 사고 관련 미디어 브리핑

대리점 한정 신규 가입자 모객 전면 중단

이날부터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 실시

위약금 면제는 검토…"시기 언급 어렵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오른쪽 두번째)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유심 정보 해킹 사고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유심 해킹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행정지도에 따라 본사와 위탁 계약을 맺은 대리점인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모객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의 귀책 사유가 SKT에 있기 때문에 위약금을 면제해달라는 고객들 요구에는 아직 종합적인 검토를 거치고 있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SKT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빠르게 유심을 교체할 수 있도록 이날부터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겠다"면서도 "위약금 면제는 (과방위) 청문회에서 말했던 것처럼 복잡한 문제로, 여러 가지 종합적인 검토를 거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은 전날 과기정통부가 유심 공급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신규 가입을 받지 말라는 행정지도와 함께 현 상황을 국민들이 납득 및 이해할 수 있도록 브리핑을 열어 설명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마련됐다.


SKT는 브리핑을 통해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 시행 ▲원활한 유심 교체 위한 재고 확보 방안 ▲해외 여행객을 위한 공항 유심 교체 지원 확대 ▲로밍 시에도 이용 가능한 유심보호서비스2.0 등의 대책을 언급했다.


오는 5일부터 시행되는 신규 가입자 모객 중단은 직영점과 대리점에 해당되고, 판매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판매점과 온라인 유통 채널의 가입자 유치까지는 막지 못한다는 게 SKT 측 입장이다. 이 기간 중 발생한 대리점 손실에 대해서는 SKT가 책임진다. 유심 교체는 휴일에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대리점들에게 신규 가입을 중단하라는 건 데미지가 큰 부분이라 피해 보상 대책을 세워서 상의할 예정"이라며 "판매점은 SKT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판매점은 대리점보다도 소상공인들이라 이들에게 영업을 중단하라고 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SKT는 유심 제조사와 생산량 증대를 위한 핫라인을 구축하고 해외 칩셋 제조사에도 공급 일정 단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개최된 미디어 브리핑에서 유심 해킹 사고 관련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또, 이날부터 SKT는 고객의 별도 신청 없이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실시한다. 유심보호서비스는 불법 복제한 유심을 다른 단말기에서 사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기능을 갖는다.


현재까지 총 1442만명의 SKT 고객이 서비스 가입을 완료했으며, 남은 850만명에 대해서는 하루 최대 120만명씩 순차적으로 자동 가입 처리한다.


유 대표는 "저희는 유심보호서비스가 100% 안전하고,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고 생각한다"며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면 유심을 바꿀 때 이 서비스를 오프시켰다가 진행해야 할 정도로 강력하다"고 부연했다.


해외 여행객을 위해서는 오는 6일까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내 로밍 센터 내 좌석수를 두배로, 업무 처리 용량을 세배로 확대 운영한다. SKT가 권장하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해외 로밍 서비스를 해지해야 하기 때문에 여행객들의 불편이 큰 상황이다.


SKT는 현재 인터넷에서 퍼지고 있는 유심 해킹 관련 오해들을 바로잡는 설명도 덧붙였다. 온라인 상에서 "유심이 해킹당했는데 계좌에서 돈을 빼내는 것도 가능하냐", "유심에 개인정보나 계좌정보가 담겨있냐", "은행에서 추가 보안조치를 해야 하나" 등의 고객 우려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류정환 SKT 네트워크 인프라센터장은 "유심은 2개 공간이 있고, 흔히 얘기하는 개인정보를 도난당하지 않는 한 문제가 없다. 개인정보가 털린 것이 아니"라며 "해킹당하거나 유출 침해 판단되는 서버는 HSS서버인데, 이건 유심 관련정보만 저장됐다. 모든 서버가 다 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고객들의 관심도이 가장 큰 위약금 면제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 여러 의원들은 SKT의 요금제 이용 약관에 따라 회사에 귀책 사유가 있을 시 위약금이 면제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위약금은 워낙 위중한 사안이라 CEO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이사회 논의를 거쳐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법무적 검토를 비롯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아직 시기는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끝으로 유 대표는 "모든 것을 고객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심함이 부족했다. 고객들에게 초기에 사고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고, 우리를 믿고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면서 "이로 인해 많은 고객들의 불안과 불편, 우려가 커졌고 유심 교체와 관련해서도 미숙한 대처로 뼈아픈 지적을 받았다. 지금까지 고객들이 겪은 불편과 불안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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