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들 어쩌나…저축은행 중기대출 1년 새 10조 감소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5.03 07:31  수정 2025.05.03 07:31

지난해 46조3800억원…전년 대비 17.2% 감소

영세 자영업자 대출 더 좋지 않아…20.9% 급감

업계 "전체 대출 줄면서 중기대출도 함께 감소"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46조3800억원으로 전년(56조257억원) 대비 17.2% 감소했다.ⓒ연합뉴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1년 새 10조원 가량 감소했다. 보수적인 영업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46조3800억원으로 전년(56조257억원) 대비 17.2% 감소했다.


자산 규모 기준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등)을 살펴보면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8543억원) ▲OK저축은행(8919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459억원) ▲웰컴저축은행(4083억원) ▲애큐온저축은행(8650억원) 감소했다.


영세 자영업자 대상 대출은 더욱 심각하다. 전체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23년 12월 말 기준 15조6402억원으로 전년 동기(19조7775억원) 대비 20.9% 급감했다.


저축은행의 중기대출 규모는 2022년 3분기 68조1971억원으로 절정에 이른 뒤 매분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2022년 3분기 24조4843원 이었으나 이후 9분기 연속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46조3800억원으로 전년(56조257억원) 대비 17.2% 감소했다.ⓒ데일리안 박상우 기자

이같은 감소세는 고금리 기조와 함께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리스크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중기대출 취급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대출 규모가 줄어들면서 중기대출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인 영업을 펼친 영향"이라며 "저축은행은 주 고객층이 일반 소비자나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수치적으로 더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소기업, 영세 자영업자들의 자금 조달 창구가 점차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들은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고 나아가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중기대출 감소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차주들의 불법사금융 유입 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저축은행들이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중기대출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금리까지 높다 보니 차주 입장에선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기대출 감소세가 장기화될 경우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들이 중기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부실채권 매각 지원, 중기대출시 예대율 혜택 제공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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