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증권 순매수 1·3·6위 레버리지 ETF…손실 계속 보면서도 '물타기 추매'로 버텨
평단가 낮추는 전략…추가 하락 이뤄질 경우 손실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
"당분간 긍정적 전망 유지하되 여름으로 갈수록 냉정한 시각 필요"
"미중 관세전쟁, 조기 협상 타결보다는 '협상 진전' '협상 후퇴' '협상 진전' 사이클 반복할 것"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전쟁 등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손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력이 남은 투자자들은 이른바 물타기로 평단가를 낮춰 버티고 있지만 추가 하락이 이뤄질 경우 손실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전날까지 외화증권 예탁결제 순매수 1위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스 불 3X 셰어즈 ETF(SOXL)'로 파악됐다. 순매수 규모는 9억785만 달러(약 1조2854억원)로 집계됐다. SOXL은 엔비디아 등 미국 상장 반도체 회사 30곳으로 꾸려진 ICE반도체지수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순매수 결제액 3위 종목에도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가 이름을 올렸다. 나스닥100지수 일일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해당 상품에는 3억2736만 달러(약 4630억원)가 모였다. 나스닥100지수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서 우량주 100개를 선정해 만든 지수다.
개별 종목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도 상당한 자금이 유입됐다. 테슬라 주가의 2배 수익을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셰어즈 ETF(TSLL)'의 순매수 결제액은 1억 8629만 달러(약 2635억원)로 집계돼 6번째로 자금이 많이 몰린 종목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후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레버리지 ETF 서학개미들의 손실이 계속 커져가고 있고, 이 손실의 만회를 위해 다시 레버리지 상품을 추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가 하락이 가팔랐던 만큼 물타기를 통해 평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택한 것인데, 추가 하락이 이뤄지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미국 증시가 상승할 수도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움과 불투명함 등으로 시장의 변동성은 상존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얼핏 일관성 없어 보이지만, 정해진 패턴이 있다"며 "패턴대로라면 향후 약 2개월은 생각보다 긍정적인 뉴스가 나올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이 낙관으로 돌아섰을 때 협상을 결렬시키고 상대를 압박한다. 당분간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되 여름으로 갈수록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5월부터는 협상 모드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조기 협상 타결보다는 '협상 진전' '협상 후퇴' '협상 진전' 순의 사이클을 반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관세협상 뉴스플로우에 따라 변동성을 겪겠지만, 이미 4월 중 수차례에 걸친 주가 급락을 겪으면서 학습효과를 체득해 오고 있는 만큼 트럼프발 관세전쟁은 극단의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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