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해소에도 상장폐지 위기 여전…내년 4월까지 실적 정상화 조건
베트남 지분 매각·유상증자·자산 처분 총동원…단기 유동성은 확보
PP 수익성 회복은 불투명…효성화학, 필름사업 매각으로 자구책 모색
효성화학이 베트남 법인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해 단기 유동성을 확보했다. 연결 기준 자본잠식도 해소됐고 최근까지 이어진 자산 매각으로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하며 수익성과 자본구조의 실질적인 회복을 요구한 상태다. 내년 4월까지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된다.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PP(폴리프로필렌) 부문이 실적 정상화의 핵심으로 꼽히지만 외부 변수에 좌우되는 업황 특성상 자체적인 개선 여지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회사는 필름 사업 매각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효성화학에 내년 4월3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효성화학은 해당일까지 자본을 회복하고 수익 구조를 정상화해야 하며 개선계획 이행 여부에 따라 상장 유지 여부가 결정된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말 자본잠식에 빠지며 지난 3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베트남 법인의 실적 악화가 영향을 미쳤고 현재 주식은 거래정지 상태다.
이후 효성화학은 특수가스 사업 매각으로 지난 1월 연결기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지만 실질심사 지정은 이미 자본잠식이 발생한 시점에 결정됐기 때문에 개선기간 부여 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
지분 매각·유증 총동원…유동성 위기 탈출 시도
효성화학은 위기 극복을 위해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효성화학은 지난 25일 특수목적법인(SPC) 효성비나제일차주식회사에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인 비나케미칼 지분 49%를 양도하기로 정했다고 공시했다.
일부 지분을 넘기고 이후 효성비나제일차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종 49% 지분을 갖는 구조로, 양도금액은 3965억원으로 책정됐다. 효성화학은 효성비나제일차와 주가수익스왑(PRS) 계약도 체결했다. PRS는 다수 국내 기업이 자본 조달을 위해 활용 중인 금융 기법으로 통한다.
구체적으로 계약 종료 시점에 주가가 기준가 대비 낮으면 손실을 보전하고 반대로 오르면 차익을 수익으로 받을 수 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나머지 51% 지분은 담보로 제공된 상태로, 성과가 미달될 경우 통제권 상실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효성화학은 이보다 앞서 지난 4월, 온산 탱크터미널 사업부를 지주회사 효성에 1500억원에 양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매각 대금 전액은 차입금 상환에 활용될 예정이다.
전체 매출 절반 이상 PP…수익성 회복이 생존 열쇠
회사 입장에선 베트남 공장의 PP 수익성 회복이 절실하다. 효성화학 전체 매출에서 PP가 차지하는 비중이 50~60% 수준으로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수가스는 이미 매각됐고 필름사업도 매각 검토가 진행되면서, PP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는 구조다.
하지만 PP 업황은 구조적으로 회복이 쉽지 않다. 중국 중심의 공급과잉, PDH 스프레드 약세 등으로 인해 저마진 기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S&P 글로벌은 프로필렌 기반 PDH 스프레드가 2028년까지 역마진 구간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필름사업 매각으로 돌파구 모색
PP 업황이 외부 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효성화학이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현재 효성화학은 주관사를 선정해 옵티컬필름 및 필름 사업부 등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옵티컬필름 사업부는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 표면을 보호하는 디스플레이용 전자재료인 TAC 필름을 만든다. 필름 사업부에서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쓰이는 나일론 필름과 PET 필름 등을 생산한다.
다만 회사 측은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비우호적인 업황과 실적 부진 지속으로 큰 폭의 영업창출현금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8월 이후의 회사채 만기도래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며 “이에 대해서는 필름 사업부 매각이 성사될 경우 상당 부분 해소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필름 사업부 매각 규모 및 시점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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