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몰입’에 방점…미래 관객 챙기는 공연계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05.05 14:40  수정 2025.05.05 14:40

공연계는 일방적인 감상 위주의 공연에서 벗어나, 관객의 적극적 참여와 몰입을 유도하는 상호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런 흐름은 미래의 잠재 관객이 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도 나타난다.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채로운 참여형 공연들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 행보도 두드러진다.


국립관현악단 '신나락 만나락' ⓒ뉴시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지난달 22일부터 5월4일까지 공연한 어린이 음악회 ‘신나락 만나락’은 공연에 두 명의 소리꾼과 두 명의 퍼펫티어를 참여시키면서 아이들이 우리 음악과 악기를 쉽고, 재미있게 접하도록 했다. 5일까지 진행되는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서커스 축제로, 국내외 서커스 팀들을 한곳에서 볼 기회다. 간단한 서커스 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국립극단은 지난 2일~4일까지 진행한 36개월 영유아들이 처음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더 어린 관객을 위한 극장’ 쇼케이스를 내달 9일~11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어린이문화원 앞 광장에서 또 한 번 진행한다. 이는 어린이청소년연구소가 개발해온 영유아극 신작 2편을 소개하는 자리로, 올해는 감각형 무용 퍼포먼스 ‘봄여름가을겨울 슴숨슘’(오미생태공원·ACC), 임산부와 영유아가 함께 교감하는 움직임 연극 ‘흔들흔들 우주’(금나래아트홀·ACC) 등을 선보인다. 프로그램은 영유아 관객까지 포용하며 생애 첫 문화예술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밖에도 국립극장은 ‘쏙쏙들이 페스티벌’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체험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축제의 장을 열고, 세종문화회관의 어린이 마술 콘서트 ‘쇼프라이즈’는 마술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참여를 유도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가족뮤지컬 ‘넘버블록스’는 인기 교육 콘텐츠를 활용하여 놀이와 학습이 결합된 공연 경험을 선사한다.


이들 공연의 공통적인 특징은 어린이들이 단순히 객석에 앉아 수동적으로 관람하는 것을 넘어, 극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참여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때로는 무대 위 배우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때로는 간단한 소품을 만들거나 이야기 전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극에 참여한다.


공연계가 어린이 대상 참여형 공연에 힘을 쏟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히 어린이날 특수를 노리는 것을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의 핵심 관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포석이다. 뿐만 아니라 성인에 비해 집중 시간이 짧고 활동적인 성향을 보이는 어린이 관객들에게는 일방적인 관람보다 직접 공연의 일부가 되어 호흡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어린 시절 극장에서 느꼈던 설렘, 배우들과 함께 호흡했던 즐거움, 음악과 이야기가 주는 감동은 성인이 되어서도 공연장을 다시 찾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가 된다”면서 “공연을 통해 아이들이 극장이라는 공간을 친숙하고 즐거운 곳으로 인식하고, 공연 예술 자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자연스럽게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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