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식 9일서 수상작 발표
지난달 30일 개막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돌며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부터 6일 어린이날 대체휴일까지 이어진 황금 연휴. 흐리고 쌀쌀한 날씨에 간간이 비까지 내리면서, 전주 시내 거리에는 우산을 쓴 사람들이 드문드문 지나갔다.
길거리는 다소 한산했지만, 극장 안에는 웃는 얼굴로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비를 맞으며 도착한 이들도, 한 손에 팜플렛을 쥐고 상영 시간을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상영 시작 직전, 불이 꺼지기 전까지 웅성이는 목소리와 설레는 기운이 상영관을 가득 메웠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편성된 상영 횟수는 총 600회. 4일까지 진행된 상영 326회차 중 무려 272회차가 매진되며 83%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예매창이 열리자마자 빠르게 매진된 회차도 적지 않았다. 특히 연휴 중반부였던 2~4일은 주요 작품들이 매진됐다.
화제의 중심에는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섹션이 있었다. 올해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배우 이정현은 자신만의 영화적 시선으로 큐레이션한 작품들을 관객들과 함께 관람했다. 이정현의 선정작은 박찬욱 감독 '복수는 나의 것'(2002),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아무도 모른다'(2004),다르덴 형제 '더 차일드'(2005)다. 여기에 여기에 배우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연기관을 보여주는 장선우 감독 '꽃잎', 안국진 감독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박찬욱·박찬경 감독 '파란만장'을 꼽았다. 여기에 박찬욱·박찬경 형제, 안국진 감독 등 그와 인연 깊은 감독들이 직접 자리에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J 스페셜 클래스' 마지막 세션인 박찬욱·박찬경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과 '파란만장' 상영 후 이어진 GV가 관객들의 질문세례로 열기가 뜨거웠다.
관객들은 박 형제 감독들의 작품이 다채로운 행사에서 더 많이 상영됐으면 하는 바람을 직접 전하기도 했다.
'전주씨네투어×마중'도 놓칠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저스트엔터테인먼트와 함께한 이 기획은 배우 박지환, 서현우, 차우민, 이찬형, 차정우 등 출연 배우들이 '마중 초이스' 호스트로 참여해, 자신이 고른 영화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상영작뿐 아니라, 한국영화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다양한 포럼과 세미나를 통해 영화제의 외연을 넓혔다. '전주포럼'으로 운영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기술과 창작의 융합을 다룬 버추얼 프로덕션 세미나, 인공지능 시대 영화산업의 방향을 모색한 2025 한국영화학회 춘계 학술대회 등이 열렸다.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한 버추얼 프로덕션 활용법', '우리가 아는 콘텐츠 속 버추얼 프로덕션 찾기와' 같은 세션에서는 기술적 가능성과 실제 제작 사례가 공유됐고, 학술대회에서는 'AI와 영화산업'을 키워드로 중장기 정책 제안과 한국영화의 위기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모든 자리는 영화제 이후의 영화 생태계를 함께 고민하는 의미 있는 장으로 기능했다.
영화제는 이제 결승선을 향한다. 9일 폐막식이 열리며, 국제경쟁 ,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부문 수상작이 발표된다. 폐막식 사회는 배우 강길우와 김보라가 맡았고, 폐막작 김옥영 감독의 '기계의 나라에서'가 유종의 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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