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될 가능성 커…추경은 신중해야"

데일리안 밀라노 =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05.06 14:00  수정 2025.05.06 14:00

"올해 전망치 1.5%보다 더 내려야

5월 연휴 기간 소비 증가 추이 중요

추경으로 내수 매꾼다는 건 위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지시간 5일 오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 올해 경제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내수 활성화 방안으로 언급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 총재는 현지시간 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의 영향과 여러가지 지표를 볼 때 올해 성장률을 내려야 할 가능성이 큰 건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기존 1분기 성장률을 0.2%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0.4%포인트(p) 더 낮은 -0.2%로 집계됐다. 한은은 지난 2월 경제전망 발표 당시 올해 성장률을 1.5%로 전망했는데 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0%대로 낮춰 잡았다. 내수 불황이 길어지는 동시에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대외 경제상황도 밝지 않아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7%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1.7%로 전망한 것보다 1.0%p나 낮춘 수치다.


국제통화기금 역시 기존 2.0%에서 1.0%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기준금리는 성장 뿐 아니라 환율과 부동산 등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하향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리를 더 낮출 이유는 많은 상황"이라면서도 "어디까지 내려갈지, 언제 내릴지는 5월에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다시 볼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5월 초 연휴 동안의 소비가 얼마나 늘었을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 투자 등 내수가 안좋은 상황에서 5월 초 연휴기간 동안 소비가 얼마나 늘었을지가 최대 관심사"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도 얼마나 떨어졌는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장률을 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논의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것을 전부 추경으로 매꾸자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며 "재정지출은 당장은 효과가 있지만 다음해에 미칠 네거티브(부정적인)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부양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내년에는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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