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방문 도중 "지금 시점부터 후보 일정 중단"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곧바로 서울행
1박 2일 일정 취소…당 의총 참석 요구도 거부
7일 한덕수와 회동…지도부에 "개입하지 말라"
서울, 경북 영덕, 경북 포항, 경북 경주, 그리고 서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연휴 마지막날(6일) 행보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했다. 김 후보는 대선 후보로서 당내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요구를 등지고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를 찾았지만, 돌연 선거 일정을 중단하고 상경했다. TK와 PK(부산·울산·경남)를 1박 2일로 방문하려던 계획도 이에 따라 전면 취소됐다. 김 후보가 상경한 후 '당무우선권'을 발동하고, 단일화 주도권을 선언하면서 김 후보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문수 후보는 6일 오전 경북 영덕에서 포항을 거쳐 경주까지 이동하는 TK 일정을 소화했다. 먼저 김 후보는 산불 피해 현장인 경북 영덕 석리 따개비마을과 영덥읍 노물리를 차례로 방문했다. 그는 산불 피해 상황과 복구 추진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주민들에게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김 후보는 '어선 수십 척이 소실됐다'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말에 "바다까지 불씨가 날아간 것은 참 이례적"이라며 "이재민들이 하루속히 안정을 찾으실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 죽도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 후보는 시장 상인 및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후보의 발걸음을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따랐다. 김 후보는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선물 받고,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김 후보의 지지자 중엔 "양보하지 마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사람도 있었다. 당내로부터 한 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을 받고 있는 김 후보를 응원한 것이다.
김 후보는 당초 포항 죽도시장 입구에서 기자들과의 문답을 진행하려 했으나 취소했다. 김 후보 측은 "시장 혼잡 상황으로 안전상 문제로 인해 백브리핑이 긴급히 취소됐음을 공지 드린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포항 죽도시장을 떠나 오는 10월 2025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로 향했다. 그 시각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단일화 문제 협의를 하기 위해 김 후보의 일정이 이뤄지는 대구에 간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 서울로 올라가서 남은 현안에 대해 깊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일정 중단 사유에 대해선 "당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기습적으로 전국위와 전당대회도 소집했다. 이것은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나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고, 자신이 준비한 입장문만 발표한 김 후보는 곧바로 상경했다. APEC 준비현장을 방문한 뒤 경주 황리단길, 대구 동성로, 대구 수성못을 방문하려던 일정은 모두 취소했다. 김 후보의 이후 구체적인 동선이나 일정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의원총회 참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설득하러 경주에 온 김대식 의원은 기자들에게 "(김 후보가) 오늘은 밤늦게 (서울에) 도착을 하기 때문에 (의총에) 참석할 수가 없고, 따로 의총을 열면 그때 참석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투톱'의 대구행이 무산된 직후 국회에서 재개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앞서 의총을 하면서 원내대표가 김 후보 측에 의총에 참석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김 후보가) 참석하지 않았다"며 "내일은 정식으로 요청해서 적정한 시간, 후보가 편한 시간에 의총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후보의 7일 의총 참석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날 밤 긴급 입장문을 통해 한 후보를 7일 오후 6시 모처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약속은 김 후보가 제안했다"며 "단일화와 관련해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후보는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모든 후보를 따로 만나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며 "내일(7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불필요한 여론조사는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 지도부가 더 이상 단일화에 개입하지 말고 관련 업무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이 시각부터 단일화는 전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주도한다"며 "당은 즉시 중앙선대위를 중심으로 대통령 후보를 보좌해 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에 앞서 페이스북에 홍준표 전 대표가 대선 후보의 당무우선권 행사를 침해하는 당 지도부를 지적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우회적으로 당을 비판했다. 해당 기사에서 홍 전 대표는 "당무우선권은 대선 후보의 전권 행사"라며 "당무우선권이 (김 후보에게) 있기 때문에 김 후보는 현재의 비대위 해체 권한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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