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코리아 서울 코엑스서 사흘간 개최
전시 부스 마련한 셀트리온·유한양행
글로벌 빅파마도 차세대 신약 성과 공유
한국 바이오 헬스 산업의 발전 지표인 ‘바이오코리아 2025’가 막을 열었다. 철강, 조선, 반도체에 이어 한국 산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 부문 경쟁력을 과시하기 위해 셀트리온, 유한양행 등 굵직한 제약·바이오 기업이 출사표를 던졌다. 글로벌 빅파마 또한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나섰다.
“20년전 한국의 바이오 헬스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은 31종의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으며 수출 실적도 16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한국의 바이오 헬스 산업의 위상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습니다”
7일 열린 바이오코리아 개막식에서 전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의 축사다. 박 차관은 미래 한국의 산업을 주도하게 될 바이오 헬스 부문이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국내·제약 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 사례는 총 17건이다. 규모는 62억 달러(약 8조6000억원)로 행사 개최 초기와 비교하면 16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의약품 수출은 93억 달러(약 13조3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바이오코리아는 개최 초기 대비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되며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증명하고 있다. 올해로 스무살을 맞는 바이오코리아 행사에는 61개국 753개 기업이 참여한다. 관람객 또한 3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코리아를 주최한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은 “이 자리가 비즈니스 교류와 더불어 시너지 창출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며 “우리 기업의 글로벌 협력 활성화와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서 아낌 없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바이오 ‘선수’들 참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한 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성과를 공개하고 나섰다. 처음으로 바이오코리아 전시관을 마련한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성과는 물론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현황을 공유했다.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인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약 3조6000억원을 달성했다. 셀트리온은 25만리터에 달하는 생산력을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총 22개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신약 모달리티(치료적 접근법)로 주목받는 ADC와 다중항체 부문에서는 2028년까지 총 13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에 돌입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선도적인 바이오시밀러 성과와 ADC 개발에 대한 부분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렸다”며 “레고 만들기 등의 체험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도 지난해 FDA 허가를 받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의 성과를 중심으로 한 부스를 꾸렸다. 지난해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의 문턱을 넘은 렉라자는 최근 글로벌 임상 3상 후속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국내 항암제 경쟁력을 입증하고 나섰다. 유한양행은 미국에서의 ‘렉라자 효과’에 기반해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만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빅딜로 많은 관심을 받은 에이비엘바이오도 전시를 꾸렸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바이오코리아 전시장에서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신약, 항암제, ADC 네가지 핵심 사업 영역을 포스터로 소개했다.
지난달 에이비엘바이오는 GSK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을 포함한 규모는 총 4조1000억원에 달한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바이오코리아에서 그랩바디-B를 포함해 담도암 신약 후보물질로 주목 받고 있는 ABL001과 차세대 ADC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며 “기술 이전이 메인은 아닌 행사라 네가지 축을 중심으로 참관객들에게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기업은 물론 암젠, 론자, 존슨앤존슨과 같은 글로벌 빅파마도 참여했다. 개막행사에는 자체 AI(인공지능) 플랫폼으로 후보물질을 도출한 알렉스 자보론코프 인실리코 메디신의 대표가 기조 연사로 참여해 ‘AI와 로봇공학, 신약 개발과 수명 연장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참관객들은 만족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바이오 관련 기업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는 대학생 이모(24)씨는 “실제 기업들의 기술을 접하고, 연구자들과 소통할 기회가 있다는 점이 좋았다”며 “특히 ADC, AI 신약 같은 미래 기술에 대한 소개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한편 충청북도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함께 주최한 바이오 헬스 국제 박람회 ‘바이오코리아 2025’는 9일까지 사흘 간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진행된다. 전시관은 물런 11개국 111명의 글로벌 바이오 헬스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해 산업의 최신 동향과 미래 전망에 대해 발표하는 학술행사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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