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IPO(기업공개) 시장 투심 냉랭…대어급 기업들 또 사라지며 회복 기대감↓
롯데글로벌로지스·DN솔루션즈,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철회
美 관세 정책에 글로벌 불확실성↑…변동장 지속에 투심 더욱 악화
코스닥 도전 기업 분위기는 긍정적…“중소형주 중심 IPO 진행”
조(兆) 단위 대어들의 잇따른 상장 철회로 기업공개(IPO) 시장의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IPO 시장을 향한 투자심리가 냉랭해진 가운데 나름 기대를 모았던 대어급 기업들이 또 다시 사라지면서 공모주 시장의 회복 기대감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대어로 꼽히던 롯데글로벌로지스와 DN솔루션즈가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계획을 나란히 자진 철회했다. 양사 모두 수요예측에서 공모 희망밴드를 밑도는 부진한 결과를 받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수요예측에서 흥행 실패한 배경으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거론된다.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양사는 합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장 일정을 잠정 연기한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향후 추진될 예정이었던 대어급 IPO 기업이 당분간 관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DN솔루션즈의 상장 철회 배경이 수요예측 부진인 만큼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IPO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장기화, 경기침체 우려 등의 여파까지 더해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 악화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IPO 시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받는데, 각종 대내외 이슈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불안정해졌다는 설명이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공모주 시장을 향한 투심 역시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해외 투자자의 IPO 기업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낮아졌다”며 “공모주의 경우 증시 분위기 영향을 유독 많이 받아 상장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의 수요예측 분위기가 긍정적인 점을 고려하면 투심 위축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사이트 아이피오스탁에 따르면 지난달 수요예측을 실시한 7개사 중 6개사(쎄크·나우로보틱스·오가노이드사이언스·원일티엔아이·이뮨온시아·바이오비쥬)가 희망밴드 상단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에 대어급 기업의 상장 없이 중소형주 중심으로 IPO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과거 시장에 입성했던 기업들 대비 공모액과 시가총액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달 IPO 예상 기업 수는 7∼9개 수준으로 과거 대비 평균 수준(연간 평균 8개)과 유사한 수준하지만, 예상 공모액은 1900억∼2400억원으로 역대 동 월 평균 공모액(5985억원) 대비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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