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호남' '충청' 찾은 이재명, 파기환송심 연기에 지지자들 환호

데일리안 전주(전북), 청양·예산(충남) =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5.05.08 00:00  수정 2025.05.08 00:00

전북 진안·임실·전주·익산, 충남 청양·예산 찾아

이재명 "법원이 헌법정신 따라 합당한 결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 국토종주편'에 나선 7일 전북 전주시 풍남문 앞 광장 인근에서 지지자 및 시민들에게 밝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고법 공판연기를 환영한다! 환영한다! 환영한다!"


7일 오후 전북 전주 한옥마을 풍남문 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기다리던 지지자들이 저마다 즉석에서 박스를 찢어 만든 피켓을 들고 이 후보의 파기환송심 연기에 환호를 보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1차 공판기일을 이달 15일에서 대선 후인 6월 18일로 변경했다. 이 후보 측 변호인단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 후보는 한옥마을 한 카페에서 「더글로리」 김은숙 작가와 「나의 아저씨」 박해영 작가 등과 함께 'K-콘텐츠' 산업 진흥 간담회를 마친 뒤, 당초 예정보다 일찍 취재진과 만나 파기환송심 연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원이 헌법정신에 따라 당연히 해야 할 합당한 결정을 했다"며 "지금은 국민이 현실적으로 주권을 행사하는 중요한 시기이고, 이런 국민주권 행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대통령 재임 중 재판을 중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단독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선 "모든 일은 국민적 상식, 헌법적 원리에 따라서 순리대로 하면 된다"고만 말했다.


7일 오후 전북 전주 한옥마을 풍남문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박스를 찢어 만든 피켓을 들고 이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사법리스크가 다소 해소된 덕분인지 이 후보에게서 여유로움도 엿보였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서 김은숙 작가의 '만일 극중 캐릭터처럼 여야 대표들 가운데 영혼이 바뀔 기회가 있다면 누구랑 바꾸고 싶냐'는 질문에 "나는 김문수 후보"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고 답했다.


김 작가가 "나는 한동훈 후보가 재밌겠다"고 하자, 이 후보는 "별로"라며 "영혼을 바꾸고 싶진 않다"고 웃었다.


이 후보는 또한 '정치인이 되는 데 영향을 준 영화나 소설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내가 사는 게 영화 같다"고 농담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국내 문화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 통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과 작가 육성 학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국토종주편'에 나선 7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K-콘텐츠 산업 진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유정 의원, 윤제균 감독, 이 후보, 김은숙 작가, 박해영 작가, 정주리 감독 ⓒ연합뉴스

이 후보가 간담회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연이어 마치고 풍남문 앞으로 나오자 지지자들의 환호성이 이어졌다. 지지자들은 "서울고법 공판연기를 환영한다" "이제는 이재명 대통령" 이라고 외치며 흡사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후보에 대한 호남 민심도 뜨거웠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겨룬 지난 20대 대선에서 호남 득표 90%(광주84.82%·전북82.98%·전남86.10%)의 벽을 넘지 못했었다. 정치권에선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가 압승하기 위해서는 호남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는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이날 전주역에서 만난 전북 진안 출신이라는 택시기사(80대·남)는 "이번에는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길 것"이라며 "호남에서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호남 출신 '한덕수·이낙연 연대'에 따른 호남 민심 변화에는 "이낙연이는 배신자"라며 "지난 대선에서도 이낙연이 이재명 대장동 사건을 터뜨려서 진 것 아니냐"고 했다.


한옥마을의 한 음식점에서 일하는 종업원(40대·여)도 "이재명 후보가 정직하지 못하다는 이미지는 있지만, 그래도 경제 하나는 잘 살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골목골목 경청투어 : 국토종주편' 마지막 날을 맞아 전북 진안을 시작으로 임실·전주·익산을 방문한 뒤 충남 청양·예산을 찾아 시민들과 만났다.


충청 민심도 '이재명 대세론'을 부인하지 못했다. 청양시장에서 족발을 팔고 있는 오모(60대·남)씨는 "국민의힘에서도 이재명을 이길 그럴듯한 후보 하나 내놓지 못하는 거 아니냐"며 "여기 청양에서 박수현 의원도 잘하고 있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역 민심도 아주 좋다"고 했다.


보수세가 강한 예산에서는 이 후보를 마냥 지지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예산군청 근처에서 만난 택시기사(50대·남)는 "이 지역은 아무래도 6070세대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계시고, '이재명만은 안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며 "그래서 그냥 투표를 아예 안하겠다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오는 9~10일 경남·경북을 순회하며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3차 경청투어에 나선다. 8일에는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대선후보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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