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11일 이후 단일화'는 허구…기호 2번 대선에서 없어져"

'김문수 제안 내주말 단일화 플랜' 일축

"알고도 이런 주장하는데 대단히 유감

결국 김문수가 후보된다면 나는 사퇴,

이기지도 못할 후보 되는 게 뭔 의미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안한 '11일 이후 단일화' 계획을 일축하며 "이번 단일화 과정에서 김 후보의 잘못된 판단으로 우리가 대선에서 패배하면, 김 후보뿐만 아니라 우리 당 모두가 역사와 국민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8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11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 이전에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서 이재명 세력을 이겨낼 수 있는 후보를 기호 2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우선 김 후보가 이날 오전 내놓은 각자 일주일간 선거운동 기간을 가진 뒤, 오는 14일 방송 토론과 15~16일 여론조사를 거쳐 단일화하자는 제안에 대해 "당으로서 도저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김 후보가 주장하는 '11일 이후 단일화'는 한덕수 후보가 11일까지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후보를) 등록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뤄질 수 없는 허구의 사실"이라며 "김 후보로 단일화가 되면 문제없겠지만,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국민의힘 기호 2번은 이번 대선에서 없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내에서 극히 일부 의원들이 이런 내용을 알고도 주장하는데,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국민의힘이라는 이름·조직·선거 수행 능력과 자원을 우리 단일화 후보가 온전히 활용할 수 있게 해야 전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출마하면 즉시 찾아뵙고 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며 '김덕수'가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선언하지 않았느냐"라며 "한 후보를 불러낸 게 바로 김 후보다. 지금 와서 '유령 허깨비 후보와의 단일화는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는데, 여태까지 봐온 김문수 선배와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탄식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김 후보가 우리 당의 정당한 절차를 거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건 분명하다"면서도 "김 후보는 초반부터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일관되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 약속이 바뀌면 정치의 신뢰도, 지도자의 명예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권 비대위원장은' 단일화 결렬시 당 후보 교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일단 여론조사는 계속한다"며 "10일까지 단일화를 이뤄내기 위해서, 대선 승리를 위해 뭘 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하고 필요한 결단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당헌·당규상 후보 교체가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의원 선거 때도 당에서 후보에게 공천장을 주고 나서 변경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여러 가지를 포괄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권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결단'이 신 수석대변인의 설명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 자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후보를 교체하는 것에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묻는 질문에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대답하기 그렇다"며 "10일 이후 단일화 부분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할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끝으로 "단일화가 안될 경우 결국 김 후보로 가는 것인데, 그럴 경우 내가 사퇴하겠다"며 "(대선에서) 이기지도 못하는 후보가 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당의 권력을 잡는 게 다 무슨 소용이 있고, 그렇게 잡은들 뭐 하겠느냐"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