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승절 초청장에 고심하는 정부…보이콧 가능성 높아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5.09 00:10  수정 2025.05.09 00:10

정부, 러 전승절 참여 "제반사항 검토"

美 등 우방국 참석여부 보고 결정할듯

러시아 군인들이 지난달 2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드보르초바야(궁전) 광장에서 승리의 날을 앞두고 군사 퍼레이드 리허설 중 행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가 오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자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전승절 열병식에 한국을 초청했다.


최근 북한군 파병 사실을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마지막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정부는 행사 보이콧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의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참석 여부와 관련해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러 한국대사관은 이날 전승절 초청 내용을 담은 러시아 측 공한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모든 외교공관 대표가 열병식 초대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승절 열병식에 러시아가 한국을 초청한 것은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앞서 러시아는 같은해 3월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에 동참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한국을 포함한 비우호국은 전승절 초청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다만 올해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행사인 만큼 의미를 부여해 전체 외교단을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는 국방 존재감을 부각하는 동시에 쿠르스크를 우크라이나군으로 탈환한 것을 알릴 가능성이 높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도훈 주러 대사의 전승절 행사 참석 여부와 관련해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불참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을 비롯해 영국·일본 등 우방국 참석 동향을 살펴보며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관리 필요성이 있는 한러관계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은 아직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유럽 지도자들에게 전승절 불참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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