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또 오르나” 외식업계, 침체 장기화에 인건비까지 ‘사면초가’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5.05.12 07:19  수정 2025.05.12 07:19

지난달 22일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 시작

다음달 조기 대선 앞두고 일제히 긴장

구인난과 인건비 부담 커져…푸드테크 기술 주목

서울시내 음식점에서 직원들이 서빙을 하고 있다.ⓒ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외식업계와 노동계를 중심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경영계는 가파른 인건비 상승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동결 또는 최소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지난 2년간의 저조한 인상률을 감안하는 한편 물가 상승과 생계비 부담을 고려해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서는 분위기다.


최임위는 지난달 22일 제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했다. 5월 중순 현장 점검을 한 뒤 27일 전원회의를 재개한다.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으로 이뤄진 최임위는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노사공 사회적 대화기구다.


최대 쟁점은 올해도 ‘인상률’이다.


이미 양측은 1차 전원회의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간 인상률이 2.5%, 1.7%였다"며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저임금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전가됐다"고 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외식업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 여부는 업장의 존폐를 좌우할 만큼 민감한 사안이다. 매출 회복세가 더딘 영세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현실화 될 경우 인력 감축이나 영업시간 단축 등 불가피한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다.


현재 외식업계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식자재와 인건비 등 운영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과 함께 ‘꼭 필요한 것만 소비하는’ YONO(You Only Need One)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수요 자체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실제로 이러한 흐름은 음식점업의 개·폐업 추이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024년 1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폐업 수가 개업 수를 초과했으며, 2025년 1분기 폐업률은 2.85%로 최근 6년 중 최고치, 개업률은 2.4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외식업계는 또 한번 인건비 상승 소식이 전해질까 암울한 분위기다.


경기 불황·소비자 식생활 트렌드 변화 등으로 외식 업황 악화 상태가 지속하고 있는 데다,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소비 심리마저 위축돼 지갑을 닫는 이들이 많아진 상황이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외식업체들은 현재 점포 폐점과 고강도 구조조정 등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생계를 위해 작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소상공인의 경우 당장 현금 회전이 되지 않아 상황이 더욱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높은 인건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영세 사업주들은 최저임금을 주지 못해 범법자가 되거나 폐업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취지대로만 작동한다면 좋겠지만,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칼날이 된다”며 “당장 이번 달 임금도 빠듯한 상황에서 인건비를 맞추지 못하면 벌금이나 고발 걱정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 앞에 각종 음식 메뉴가 진열돼 있다.ⓒ뉴시스

외식업계는 구인난과 인건비 문제 해결을 위해 키오스크와 서빙로봇 같은 푸드테크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최근 재료비 마저 올라 운영이 빠듯한 상황에서 추가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매장 규모가 크지 않은 외식 업체들을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에 점원을 두지 않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아르바이트생 1명을 고용하는 것보다 100만원 이하의 렌탈비를 내고 로봇을 임대해서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어서다.


서빙로봇·키오스크 같은 기기의 대표적인 장점은 인건비에 비해 저렴한 이용료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일급으로 환산하면 8시간 기준 8만240원, 월급으로 환산했을 때 209만6270원 정도다.


인건비 절감과 더불어 업무 효율성 증대, 대기 시간 단축, 고객 응대의 일관성 확보 등 다른 장점도 많다 .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푸드테크 도입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히 인건비를 절약하는 차원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했다면 최근에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크다”며 “겉으로 보이지 않아도 안에서 사람의 일손을 거드는 로봇을 사용하는 등 로봇 이용이 하나의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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