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닉, 6세대 제품부터 적용 전망
HBM 두께 줄이고 성능 높여..'꿈의 공정' 평가
中 업체, 낸드플래시서 유의미한 기술적 진보
전문가 "HBM에 공정 연계하면 韓에 큰 위협"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를 위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차세대 HBM 제품 양산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적용을 추진 중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난도가 높은 패키징 기술로 평가되는 동시에 꿈의 공정으로도 꼽힌다. HBM을 만들기 위해 D램을 쌓는 과정에서 연결 장치인 '범프'를 걷어내고 D램만 포개는 방식으로, 12단 이상 고적층 제품에서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이며 정보 이동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칩의 크기는 줄이면서 전력 효율은 최소 2배 이상 개선 시킬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6세대 HBM 제품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며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6세대) 제품에, SK하이닉스는 HBM4E(7세대)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 기업은 하이브리드 본딩 관련 특허도 계속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관련 특허를 내놓으며 2023년까지 총 83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부터 특허 출원을 시작해 2023년까지 총 11건의 특허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 회복을 위해, SK하이닉스는 업계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 도입에 매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건은 해당 기술 적용을 통한 양산 가능성에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이미 기술에 대한 개발은 마무리 됐을지도 모른다. 결국 이를 성공적으로 적용하고 양산에 이르는 것이 관건"이라며 "칩이 지속적으로 미세해지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은 경쟁력을 갖추는 데 중요한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의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의 적용처는 매우 다양하다. 12단 이상의 HBM은 물론, 400단 수준의고적층 낸드에도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하이브리드 본딩을 통해 국내 기업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YMTC는 이미 약 4년 전부터 'Xtaking(엑스태킹)'이라는 이름으로 하이브리드 본딩이 활용된 낸드를 양산 중이다. 관련 특허도 2017년부터 2024년 1월까지 총 119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YMTC는 270단 수준의 1테라비트(Tb) 트리플레벨셀(TLC) 5세대 3D 낸드를 양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하이닉스가 321단을 양산하며 가장 높은 단수 생산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286단이다. YMTC의 270단은 여전히 두 기업에 못 미치지만 양사의 ‘턱밑’까지 추격해왔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양사는 400단 이상 낸드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같은 중국의 기술 진보가 HBM의 성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교수는 "낸드에서 그만큼의 성과를 냈다는 건 기술적으로 상당히 (한국에) 따라 붙었다는 얘기"라면서 "이런 기술을 HBM 생산으로 연계해 적용할 수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한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공정 적용을 앞당기기 위해 장비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 한화세미텍 등과 하이브리드 본딩에 특화된 장비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삼성전자는 장비 자회사 세메스와 이를 협력하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