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방어 위해 낮춰야 하지만
환율 하락에도 여전히 변동성 커
연휴 소비 데이터도 파악 필요해
한국은행이 이번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기 하방 압력이 큰 만큼 한은이 인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그러나 환율 변동성과 연휴 소비 증가 등 여러 변수가 남아있는 상황이라 결정을 앞두고 한은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9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업계에서는 이번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선 경기 침체가 심화돼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로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예상치를 하회했다.
이에 올해 경제 성장률 역시 현재 전망치인 1.5%를 밑돌 수 있어 기준금리를 낮출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역성장) 효과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지표를 봐도 성장률을 내려야 할 상황이 큰 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도 낮은 성장률이 이번 금통위의 가장 큰 고려사항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이 올해 1%에 근접하게 내려오다보니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일단 제일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물가 안정과 국내경기 둔화 우려를 고려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역시 상대적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17일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하면서 고환율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1400원대 후반을 유지하다 최근 1300원대 후반~1400원대 초반을 등락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관세가 아직 유예기간이라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 역시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 총재는 지난 5일 밀라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관세 때문에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대로 경기는 나빠질 가능성이 많다"며 "관세가 올라가기 전에 끌어다 쓴 소비가 예측 불가능해서 데이터를 더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전문가는 "현재 한국 경제는 과거의 상황보다 훨씬 복잡하고 복합적인 상황"이라며 "경기 하방을 막기 위해 무조건 금리를 인하하다가는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통위가 경제의 구조적인 부분 등을 잘 분석해서 여러 리스크와 고려 사항들을 찬찬히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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