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또 홍준표 언급 "'낭만 정치인'…돌아오면 막걸리 나누자"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05.12 15:36  수정 2025.05.12 15:44

"뜻 못 펼치고 정계은퇴 안타까워 …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고백

'제7공화국' 등 공동 비전 시사하고

"모두 함께 힘 모을 수 있길 바래"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빛의 혁명' 대선 출정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 하와이로 건너간 홍준표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애틋한 감정을 내비쳤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재명 후보가 중도 보수층 표심을 겨냥해 홍준표 전 대표를 거듭 거론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홍 전 대표의 경선 탈락에 따른 분노에 공감하는 듯 하면서, 지지층 흡수를 위한 가교를 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후보는 12일 오후 페이스북에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홍준표 선배는 상대 진영에 있는 분이지만 밉지 않은 분이셨다"며 "유머와 위트, 통합의 정신을 잊지 않는 진정한 정치가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솔직히 이번 대선에서 내게는 홍 선배 같은 노련한 정치가가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였다"며 "하지만 선배님과 일합을 겨룬다면 한국정치가 지나친 사법화에서 벗어나고,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봤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한국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보수정당을 위해 평생 헌신한 홍 선배가 결국 뜻을 펼치지 못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하셔서 참으로 안타까웠다"며 "홍 선배의 국가경영의 꿈, 특히 제7공화국의 꿈, 좌우통합정부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전진하자는 그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 첨단산업강국을 위한 규제혁신, 첨단기술투자확대, 모병제 등도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 난국에 이념이나 진영이 국익이나 국민행복보다 중요하겠느냐"며" 어떤 정당을 지지했던 누굴 지지했던 간에, 작은 생각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길 바란다. 미국 잘 다녀 오시라. 돌아오시면 막걸리 한잔 나누자"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최근 들어 홍 전 대표에 대한 언급 빈도를 부쩍 늘리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영남 신라벨트 골목골목 경청투어 일정 중 홍 전 대표의 고향인 경남 창녕을 찾았고, 연설 중 홍 전 대표와의 통화 내용을 전격 공개하며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공감대를 나눴다고 밝혔다. 당시 이 후보는 "정치 입장이 다르더라도 증오하면 안 된다. 진짜 미워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창녕에 이어 진주에서도 기자들을 만나 다시 한번 홍 전 대표와의 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홍 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통합내각 공동 구성의 단계까지 나아갔느냐는 질문에 "(홍 전 대표에게) 아직 내각 구성과 관련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서로 민주주의의 심각한 훼손을 우려한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지지율 85%를 기록한 룰라 (브라질 대통령)에게서 배울 필요가 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통합해, 나라를 위한 국정을 펼치면 지지도도 높고 성과도 따라온다. 그런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는 한쪽에 경도될 수밖에 없지만, 당선되는 순간부터는 모두를 대표해야 한다"며 "좌우도, 색깔도, 내편 네편도 가릴 필요 없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홍 전 대표는 대구광역시장직을 내려놓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했으나, 지난달 29일 열린 2차 경선에서 김문수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에게 밀려 탈락했다.


이에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후에도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박수영 의원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이어갔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 ×이 한밤중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 ×이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 이 세 ×들, 미쳐도 좀 곱게 미쳐라" "내 이리 될 줄 알고 미리 탈출했지만, 세 ×들 때문에 당원들만 불쌍하게 됐다"는 등 비난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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