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바이오] 우주로 향하는 제약사…'모험가' 김정균 보령 대표의 '큰 그림'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05.14 06:00  수정 2025.05.14 06:00

김정균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보령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우주 방점

카나브 기반 제약 사업도 확장



제약·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누군가(Who)의 이야기를 후(Who)련하게 파서 보여드립니다. 이 코너에 꼭 등장했으면 좋겠는 혹은 등장하지 않으면 서운할 인물이 있다면 제보 환영합니다.



김정균 보령 대표 ⓒ보령

모험가.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 기회에 도전하는 사람에게도 우리는 모험가라는 호칭을 붙이곤 한다.


여기 우주라는 미지의 영역에 발을 디딘 제약사 대표가 있다. 바로 김정균 보령 대표다. 김 대표는 제약과 우주를 연결 짓는 교차점에서 새로운 모험에 나서고 있다. 치료제가 필요한 공간이 비단 병원 뿐만 아니라 미래 우주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상상에서 시작된 모험이다.


‘우주 + 제약’ 새로운 조합

김정균 대표는 올해부터 단독으로 보령을 이끌고 있다. 2022년부터 장두현 전 대표와 각자 체제로 회사를 이끌던 그는 올해부터 제약 본업과 신사업 모두를 아우르는 ‘홀로서기’에 나섰다. 외부에서는 보령 오너 3세의 경영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독 대표 취임 이전부터 김 대표가 가장 공을 들여 온 분야는 우주 사업이다. 각자 대표 체제에서 장두현 전 대표가 제약 사업을 총괄했다면 김 대표는 우주 사업과 같은 신사업을 맡았다.


김 대표 지휘 아래 보령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우주 정거장 개발 및 우주 의료 사업에 뛰어들었다. 보령은 2022년 미국 우주 기업인 액시엄 스페이스에 8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7%를 확보했으며, 지난해에는 액시엄과 공동 출자를 통해 ‘브랙스 스페이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기준 보령의 우주 부문 누적 투자액만 900억원을 넘는다.


하지만 모험에는 ‘리스크’가 따르듯 지금까지 우주 성적표는 마냥 낙관적이지 않았다. 보령은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우주 부문에선 아직 뚜렷한 수익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액시엄 스페이스가 자금난으로 임직원을 해고하고 임금 삭감을 단행한 점은 투자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키우는 부분이다.


김정균 보령 대표가 지난 2월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우주 항공 리더 조찬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우주에서 ‘답’을 찾고 있다. ‘우주가 곧 미래’라는 신념을 잃지 않은 그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진정한 방법은 장기적 관점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꾸준한 투자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택한 것이다. 김 대표의 모험가적 면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정균 대표의 전략은 신사업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보령의 주력 사업인 제약 부문에서도 시장 확대와 포트폴리의 재편을 주도했다. 특히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의 시장 확대와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LBA) 전략,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진출 등 제약 영역에서도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와 같은 전략은 지난해 사상 첫 매출 1조원으로 이어졌다. 업계에서 “김정균 대표 체제에서 보령이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 대표 또한 우주 사업을 펼치는 동시에 제약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주 사업은 보령의 전략적 사업이지만 제약은 우리의 핵심 사업”이라며 우주와 제약 사이의 균형을 강조했다.


모험가 김정균 대표가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올해부터 김 대표는 본격적으로 책임 경영의 성과를 입증해야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3% 줄어들며 만족스러운 성적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LBA 전략의 일환이다. 보령은 올해까지 LBA 전략 적용 품목의 자체 생산 전환을 마치고 수익성을 높여 나간다는 복안이다.


실적이라는 단기적인 고민을 벗어나면 김 대표가 추진하는 중장기 전략이 어느 방향으로 열매를 맺을지 가시화될 전망이다. 김 대표의 우주와 제약을 잇는 모험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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