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 265만시대…"피부색 달라도 저축은행 고객님"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5.14 07:26  수정 2025.05.14 07:26

OK·웰컴·KB 등 저축은행 외국인 대출 상품 운영

업황 부진에 외국인 대출 늘려 틈새시장 공략 방침

"외국인 대출 꾸준히 수요…업권 내 블루오션 평가"

"중저신용자 대출 경험 多…외국인 신용평가 강점"

국내 체류 외국인이 265만명에 육박하면서 저축은행업계가 외국인 고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AI이미지

국내 체류 외국인이 265만명에 육박하면서 저축은행업계가 외국인 고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축적된 신용평가 노하우를 외국인 금융시장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법무부에 따르면 한국에 체류하는 장·단기 외국인은 지난해 말 기준 265만명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5%에 육박한다. 이는 2021년(195만명)과 대비해 70만명 늘어난 수치다.


외국인의 소비 규모도 늘었다. 이민정책연구원이 추정한 2023년 기준 국내 외국인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56조2818억원으로 2019년 대비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같은 해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814조5756원)의 6.9% 수준이다.


이에 발맞춰 저축은행업계도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은 주 고객층이 중저신용자인 만큼, 그간의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외국인 대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자산규모 2위 OK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 'Hi-OK론'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E-9(비전문취업) 비자로 국내에 거주 중인 만 18~45세 이하 외국인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이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외국인대출' 역시 E-9 비자를 받은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지난해 출시 4개월 만에 취급액 100억원을 넘어서며 외국인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 밖에도 KB저축은행의 'kiwi Dream Loan(키위 드림 론)'을 비롯해 다올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세람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등이 외국인 근로자 대상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은 외국인 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내국인과 비교해 신용평가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연체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업황이 부진해지자 외국인 대출을 늘려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대출은 꾸준히 수요가 있는 상품이다"라며 "기존에 금융사들이 진출하지 않았던 영역인 만큼, 우리 업권에서도 외국인 금융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내어주고 사업을 영위해왔다"며 "다년간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운용 경험으로 쌓아온 신용평가시스템을 기반으로 외국인대출 신용평가 모형을 보다 정교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그동안 저축은행은 주로 중저신용자를 상대로 대출을 취급하면서 영업 대상이 한정적이었다"며 "외국인 대출 상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발견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인 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이 있지만, 저축은행들도 이런 부분을 대비하고 대출을 내주고 있다"며 "외국인 대출의 경우 우리나라 취업비자를 소지하고 입국한 근로소득이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기 때문에 비교적 연체 위험이 낮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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