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후정책 후퇴에도...국내 기업 70% "탄소중립 대응 긍정적"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05.13 15:40  수정 2025.05.13 15:42

대한상의, ‘탄소중립 대응 실태와 정책과제’ 발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전경.ⓒ대한상의

미국의 기후정책 후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의 70%는 탄소중립 대응이 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발표한 ‘국내 기업의 탄소중립 대응 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탄소배출량 상위 1000개 기업의 69.6%는 탄소중립 대응이 “자사의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파리협정 탈퇴 등 글로벌 기후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실시된 조사 결과로 2022년 34.8%, 2023년 68.8%, 지난해 60.3%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서 여전히 탄소중립 요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탄소중립 대응을 지속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금이 오히려 탄소중립 핵심기술 분야에서 선진국과 격차를 줄일 기회라는 설명이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91%가 공급망 탄소규제가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기업의 43%는 공급망 내 고객사에게 이미 탄소배출량 산정과 감축요구를 받았다. 요구 사항으로는 ‘탄소배출량 정보 제출’이 84%로 가장 많았고 이어 ‘탄소감축 이행’(58%), ‘재생에너지 사용’(37%) 순이었다.


보고서는 선진국이 잠시 주춤하고 있는 현 상황을 기술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2 기술수준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요 탄소중립 핵심기술은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76~86% 수준이고 2.5~5년의 기술격차가 있었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이용(CCUS), 풍력발전기술은 5년, 소형모듈원자로(SMR)는 4년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트럼프 1기(2017~21년)에서 파리협정 탈퇴 등 기후정책 후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기후테크 산업은 오히려 성장했다. PwC 등에 따르면 미국 기후테크 투자는 2016년 60억 달러에서 2020년 160억 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탄소제거 관련 기업 수도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85%가 탄소중립 투자 리스크가 높다고 응답했다. 특히 탄소중립에 선도적으로 투자한 기업이 수익성 악화로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현재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5대 정책과제로 ▲가칭 ‘탄소중립 산업전환지원법(GX 추진법)’ 제정 ▲탈탄소 전환금융 도입 ▲저탄소 제품·서비스 시장 조성 ▲안정적인 무탄소 에너지 공급기반 구축 ▲자발적 탄소시장(VCM) 활성화를 제언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글로벌 기후정책 후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규제 대응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핵심요소로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이 탄소중립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 시장형성 등을 적극 지원해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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