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다시 대구 찾은 李 "김문수, 흘러간 물"
"나와의 단일화 더 이상 언급 말고, 전광훈과 하라"
이재명 향해선 "입법 권력, 본인 방탄에만 사용"
14일엔 부산 방문…YS 차남 김현철, 李 지지 선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대구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후보는 바로 나 이준석"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준석 후보는 13일 오전 7시 30분 대구 달서구 죽전네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한 뒤 대구 곳곳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대선 후보 등록한 날에 이어 사흘 만에 다시 대구를 찾았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대에서 '학식먹자'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김문수 후보는 이미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에서 김부겸 전 총리에 큰 표차로 이미 낙선하신 분"이라며 "흘러간 물이 새로운 물이 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김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한 것과 관련해선 "국민들 민심이 매섭기 때문에 옆구리 찔려서 하는 발언은 큰 의미가 없다"며 "계엄이 진짜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윤 전 대통령을 즉각 출당시키고, 본인은 '반탄'(탄핵 반대) 세력에 힘입어 후보가 된 사람이기 때문에 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의 출당과 관련해선 '현재로선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고, (탈당 여부는) 본인의 뜻에 달려있다'고 한 데 대해선 "그것이 김 후보 이중 정체성의 본질"이라며 "양의 머리를 세 겹 쓴 후보다. 이런 후보가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선 "김 후보가 나와의 단일화나 빅텐트 같은 것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줬으면 좋겠다"며 "조금이라도 결이 맞는 자유통일당이나 전광훈 목사와의 빅텐트는 자유롭게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한 견제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입법 권력을 활용해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대구·경북 SOC(사회간접자본) 사업도 진척시킬 수 있었지만, 본인에 대한 방탄과 윤석열 정부 공격에만 사용했다"며 "대구·경북 시민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대구 칠성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AI(인공지능) 해법을 내놓는 과정에서 몇백조 투자 계획을 이야기한다든지, 국가 주도의 기업 양성을 통해 배당금으로 기본소득이나 복지 재원을 마련하겠다든지, 이 후보가 내놓는 경제 정책을 보면 시대에 맞지 않게 박정희주의에 경도돼 있다"며 "빅테크나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패권 경쟁에 돌입해야 하는데 이 후보의 박정희주의로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TK)의사회와 의료 현안 간담회도 가졌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해 "의대 증원에 따른 낙수의사론을 통해 의사의 기대 소득을 낮추는 식으로 지방에 의사를 내려보내겠단 생각은 애초에 동작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의료 행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정책이었다"며 "지역 의료는 낙수정책을 통해 떠밀려 가게 하는 게 아니라 지원책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2·28기념중앙공원에서 가진 집중유세에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워싱턴DC에서도 통하는 대통령, 뉴욕에서도 통하는 대통령, 실리콘밸리에서도 통하는 대통령, 나와 있는 후보들 중 딱 한 사람 있다. 누구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14일에는 부산을 찾아 영남 표심 잡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이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 이사장은 "어차피 오합지졸이 된 국민의힘은 대선 이후 TK(대구·경북) 자민련으로 전락할 것이므로 이와는 차별화된 인물들을 중심으로 전국 정당을 반드시 건설해 나가야 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YS의 40대 기수론처럼 낡고 무능하고 부패한 기성정치권을 이제는 과감히 밀어내고 젊고 참신하고 능력있는 정치 지도자를 새롭게 만들어나가야만 한다"며 "미력하나마 새로운 개혁 정당의 출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뒷받침 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정치는 목숨 걸고 해야 한다' '대도무문'(大道無門·크고 올바른 길을 걸어갈 때는 거칠 것이 없다) '역사는 국민의 편이지 권력의 편이 아니다' 등 YS가 생전에 남겼던 말을 인용하며 "YS께서는 언제나 결연한 신념과 울림 있는 언어로 국민에게 방향을 제시했다. 그 뜻을 잊지 않고, 정치개혁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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