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생산 아이폰에 20% 관세 여전
애플, ‘에어’ 앞세워 가격 인상 정당화할 듯
삼성은 '엣지’로 초슬림 시장 선제 공략
애플이 올가을 출시할 아이폰17 시리즈의 가격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신기능 탑재와 디자인 변화가 명분이지만, 중국산 모델에 부과되는 20% 관세 부담이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애플은 이번 라인업에 초슬림 모델 ‘에어’를 새롭게 추가해 프리미엄 수요 확대를 노릴 전망이다. 한발 앞서 ‘엣지’를 선보인 삼성은 초슬림폰 선제 수요를 확보하며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 경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5일 업계 및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 하반기 내놓을 아이폰17 시리즈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가격 인상의 주 요인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다. 미·중 양국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상호 관세를 90일간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지만, 펜타닐 관련 품목에 부과된 20% 관세는 유지돼 중국산 아이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양국의 관세 인하가 한시적 조치에 불과하고, 아이폰의 높은 중국 생산 의존도를 고려할 때, 애플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이폰 87%, 아이패드(iPad) 80%, 맥(Mac) 6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이들 제품을 합치면 애플 연간 매출의 75%가 중국에서 나온다.
팀 쿡 애플 CEO도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회계연도 3분기(2025년 3월 30일~6월 28일)에 약 9억 달러(1조2635억원)의 비용이 추가될 것"이라면서 2분기 판매될 아이폰 대부분을 인도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폰 생산의 상당 부분을 인도로 이전하더라도 프로, 프로맥스 등 고가 아이폰 모델 생산 대부분은 당분간 중국에 맡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의 인프라와 기술력이 아직 중국 수준의 대량 생산을 감당할 수 없어 수익성이 가장 높은 고급형 아이폰 모델은 앞으로도 중국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급 효율화를 통한 비용 증가 상쇄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애플은 마진 축소를 감수하기 보다는 제품 가격 인상을 택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재 아이폰16 기본 모델(128GB)은 799 달러(약 112만원), 프로맥스(256GB)는 1199 달러(약 168만원)부터 시작한다.
다만 직접적인 원가 상승 보다는 신기능 추가나 디자인 변화 등 제품 업그레이드를 명분으로 택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생산비용이 증가했으니 소비자에게 인상분을 전가하겠다고 발표하면 판매 역풍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로서 가장 좋은 모양새는 아이폰17 라인업 업그레이드를 강조하며 가격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다. 자체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고도화하거나, 디자인 및 기능에 변화를 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여기에 초슬림폰 '에어' 모델을 내세워 프리미엄 수요를 추가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올 가을에 출시될 예정인 새로운 아이폰에는 초박형 디자인을 포함해 일부 디자인 및 형식이 변경된다"고 전했다.
프리미엄 수요 확대는 삼성전자에게도 중요 과제다. 삼성은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어, 중국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물량도 주로 중저가 모델을 대상으로 한 합작생산(JDM) 방식이어서, 애플에 비해 관세로 인한 타격도 제한적이다.
그러나 부품 가격 상승, 중국 브랜드들의 중저가 공세, AI폰 경쟁 격화 등은 또 다른 부담 요소다.
삼성은 S·Z시리즈 라인업으로 프리미엄 수요에 대응하고, A·M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에서 판매량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5 라인업 전 제품 가격을 동결하고, 신제품 XR(확장현실) 기기를 공개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중 최근 내놓은 초슬림폰 '갤럭시 S25 엣지'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또 다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제품은 두께 5.8mm, 무게 163g의 초슬림 디자인임에도 2억 화소 카메라와 스냅드래곤 8 Gen 3 엘리트 등 하이엔드 부품으로 꽉 채운 것이 특징이다. 테크노, 오포 등 이미 초박형 제품을 내놓은 중국 브랜드와 견줘 기술 안정성과 완성도 측면에서 앞서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애플 보다 약 4개월 앞서 출시한 '엣지'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경우 삼성은 프리미엄 시장 내 주도권을 거머쥐게 될 전망이다. 공급망도 특정 지역 리스크로부터 상대적으로 유연해 '중국 딜레마'에 갇힌 애플 보다 자유롭다.
강민석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지난 13일 열린'갤럭시 S25 엣지: 비욘드 슬림' 행사에서 "30개국 이상으로 S25 엣지가 출시된다"면서 "공급망 관리에 유리한 지역에서 생산을 한다. 메이저 생산(에 집중하기) 보다는 각 공급지역의 글로벌 생산에 맞춰 운영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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