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위기와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등으로 세계 각국이 ‘원자력 르네상스’에 주목하면서 한국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은 높은 원전 기술력을 가진 나라 가운데 납기 지연을 최소화하기로 유명한 데다 지정학적 역학관계에서 자유로운 덕분이다.
14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계획되거나 건설된 원전 사업 400개 이상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이중 최대 43%를 수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앞으로 10년 동안 최대 원자력 기술 수출국 중 하나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원전 건설에 따르는 막대한 비용과 긴 공사 기간, 각국의 규제와 정치적 반발 등으로 세계 원전 산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원전 수출에선 비교적 신흥국인 한국이 수익성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때 업계를 선도했던 미국·프랑스는 잦은 예산 초과와 납기 지연으로 악명이 높다. 현재 강자인 중국·러시아의 경우 서방 국가들이 안보 우려 때문에 공사를 맡기기를 주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원전 발전이 1979년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멈춰 섰고, 프랑스가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 이후 원전반대 여론에 직면해 고전한 것과 달리 한국은 50여년간 비교적 지속적으로 원전을 건설·발전시켜왔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일본의 경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사고 여파에서 여전히 회복 중인 상황이다.
특히 엔지니어링·건설·유틸리티·금융 등 유관 분야가 '팀 코리아'를 이뤄 움직이면서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하는 것도 한국의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한국이 여전히 원전 강국들에는 뒤처진 상태라면서 국내 혼란과 정치적 변화도 변수라고 블룸버그는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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