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문수, 토론 전 尹부부 절연해야…결단 안해도 이재명과 싸울 것"

'조건 없는 지원' 의지 내비치면서도 고언

"18일 대선후보 토론 전에 결단 필요하다

그 이후면 늦는다…보수궤멸 막으려 고언

결단 안해도 이재명과 힘 다해 싸우겠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서 탈락한 후 김문수 후보의 수락 연설을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김문수 대선 후보를 도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싸우러 나설 뜻을 내비치면서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오는 18일 대선 후보 첫번째 TV토론 전까지 김건희~윤석열 부부와 연을 끊는 결단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고언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이러한 결단을 하지 않더라도 자신은 이재명 후보와 싸우겠다며 마치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비쳐지는 것은 경계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6일 페이스북에서 김 후보를 향해 "공적인 대의가 아니라 개인적 의리에 치우치는 것은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닐 뿐더러, 다 떠나서 위험하고 무능한 이재명에게 대한민국을 헌납하는 지름길"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5월 18일 대통령후보 토론 이전에 김 후보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결단' 해야 하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대한 당의 입장 선회 △윤석열 전 대통령~김건희 여사 부부와 당의 절연 △자유통일당 등 극단 세력과의 선 긋기를 열거했다.

그는 "5월 18일 대통령후보 토론 이전에 김 후보께서 결단해줘야 한다"며 "아직 늦지 않았다. 그 이후면 늦는다. 보수 궤멸을 막기 위해 고언 드린다"고 했다.

오는 18일에는 이재명 후보, 김문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첫번째 대선 후보 TV토론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이준석·권영국 후보로부터 '3대1'로 윤석열~김건희 내외 문제로 난타당하지 않으려면 그 전에는 무조건 '절연'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한 전 대표는 결단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길 수 없다"고 입장 선회를 재차 당부하면서도 "김 후보가 결단하지 않아도 나는 이재명 민주당과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자칫 당인(黨人)이자 경선 경쟁 상대로서 당연히 경선 결과에 승복해 지원해야 한다는데, 지원에 이리저리 조건을 내거는 듯한 모양새로 비쳐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날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권고하겠다고 선언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오늘 오후 중으로 연락을 취해서 (탈당하시라고) 말씀드리겠다"며 "주말까지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문수 후보는 전날 윤 전 대통령의 탈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밝힌 이후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