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1분기 평균 영업이익률 6.3%…‘내수 vs 수출’ 양극화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5.05.19 07:00  수정 2025.05.19 07:00

'불닭' 수출 효과로 삼양식품 25.3%, 업계 1위

대상, 하이트진로, 삼양식품, 남양유업 전년비 이익률 상승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불닭볶음면이 진열되어 있다.ⓒ뉴시스

국내 식품업계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 기업들은 성장한 반면 내수 시장에 집중한 곳들은 수익성이 악화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19일 데일리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국내 16개 주요 식품기업(상장사 기준)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전년 같은 기간과 동일한 6.3%로 집계됐다.


조사 대사 16곳 중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이익률이 상승한 곳은 대상, 하이트진로, 삼양식품, 남양유업 등 4곳이다.


해외 매출이 80%를 웃도는 삼양식품은 올 1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5290억원,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 67% 뛰었다. 영업이익률은 25.3%에 달한다. 이는 16개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남양유업의 경우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7700만원, 1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모두 흑자 전환했다.


대상은 1분기 영업이익이 573억원으로 20.1% 급증했다. 글로벌 식품 성장,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실적 개선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이트진로도 지난해 1분기 대비 영업이익률이 2.4%포인트 상승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에도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다.


16개 주요 식품기업의 올 1분기 실적 현황.ⓒ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면 이들 4곳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부담과 내수 침체 등의 여파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며 이익률이 낮아졌다.


무엇보다 주요 수입 품목인 커피 원두, 코코아, 밀가루, 설탕, 소고기, 돼지고기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최근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 단가가 더욱 높아진 데 따른 영향이다.


여기에다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로 국내 소비 시장이 위축되고 인건비와 운임·보관료 등 판관비가 늘어난 점도 한 몫 했다.


CJ제일제당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자회사 CJ대한통운 포함)은 33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7.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2%에서 4.6%로 0.6%가량 축소됐다.


같은 기간 롯데웰푸드는 영업이익이 56.1% 급감했고, 오뚜기는 21.5% 줄었다.


롯데웰푸드는 해외 비중이 20% 이상이지만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국내 매출이 줄어든 데다 주요 원재료인 카카오 국제 시세가 급등하면서 수입 원가 부담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올 초 단행한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는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롯데웰푸드는 2월 빼빼로와 아이스크림 등 26종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고, CJ제일제당은 만두와 스팸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16% 올렸다. 농심과 오뚜기, SPC삼립 등도 라면, 스낵, 빵류 등의 가격을 올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선 이후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소비 심리가 개선될 수 있는 데다 가격 인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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