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도 너무 오른 금값, 관세 휴전에 기세 꺾여…추후 상승 가능성은?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05.17 06:05  수정 2025.05.17 06:05

6거래일 연속 하락하다 소폭 반등…금 관련 ETF 수익률 하락세

추후 상승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 있어…중앙은행 금 매입 흐름 지속 전망

외국인들의 미국 금융자산 이탈 현상도 눈 여겨 봐야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따라 금값 상승세 지속 여부 결정될 것"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금 가격이 미국과 중국의 관세 휴전을 계기로 한풀 꺾이고 있다. 금값이 정점을 찍었다는 견해부터 한미 관세협상의 결과에 따라 상승세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까지 앞으로의 금값 향배를 둘러싼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 가격은 그램(g)당 14만444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87%(2650원) 올랐다. 금값은 전날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월 18일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가 이날 소폭 상승했다.


연초부터 상한가를 여러 차례 갈아치웠던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최근 하락 국면을 맞았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금 관련 ETF 7종 가운데 6종이 최근 1주일·1개월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금값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골드선물인버스(H)'만 1주일 2.66%, 1개월 0.98%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발 관세폭탄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대표 안전자산인 금 관련 상품을 사들이던 투자자들이 더는 지갑을 열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접촉해 90일간 관세 115%포인트를 낮추기로 합의하자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시장에선 금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BofA가 발표한 5월 기관투자자 대상 조사에 따르면, 금값이 고평가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기존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 2011년의 응답 비율을 뛰어넘었다.


프란시스코 블랜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원자재 책임자는 최근 블룸버그에 출연해 "금 시장의 문제 중 하나는 최근 상승세에서 가격이 꽤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는 점"이라며 "금 가격이 정점을 찍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직원이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금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해도 추후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 금 매입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가 외국인들의 미국 금융자산 이탈 현상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연간 20%의 가격 상승효과를 가져올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지속될 것"이라며 "연간 1000톤의 매입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JP모건은 외국인이 보유한 미 금융자산 57조 달러 가운데 일부가 금으로 대체될 수 있다며 관련 흐름이 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4%를 차지하는 금 비중이 0.5%포인트 상승할 경우, 금값이 온스당 6000달러 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 결과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홍 연구원은 "비록 90일 유예되긴 했지만 향후 관세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가 어떻게 관철될 것인지에 따라 금 가격의 상승세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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