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까지 3박 4일 전남·전북·광주 찾아
'나도 호남사람' 한덕수 직격…"자존심 상해"
"잘하면 칭찬, 못하면 가차 없이 혼내는 곳"
洪총리? "아직 선거 중, 그런 고민 하겠나"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까지 3박 4일 동안 텃밭인 호남에 머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전북에서 "내가 아는 호남은 두려운 존재'라며 "우리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라 '터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전북 마지막 유세지인 정읍역 광장에서 "호남은 잘하면 칭찬하지만, 못하면 가차 없이 혼낸다"며 "마치 사랑하는 자식이 말 안 들으면 잘되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선언 후 5·18 민주묘지를 찾아 "나도 호남 사람입니다"라고 말한 것을 따라 하면서는 "얼마 전에 어떤 분이 이렇게 말했다. '나도 호남 사람입니다, 우리 서로 사랑해야지요' 여러분, 그 말을 들을 때 얼마나 자존심 상했느냐"고 했다.
이어 "여러분이 이재명이 호남사람이어서 사랑해 주시느냐. 바르게 일할 사람이면 호남에서 낳았든 제주도에서 낳았든 가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하고 조국혁신당 후보가 당선된 것을 언급하면서는 "(호남은) 가끔씩은 말 안 들으면 집에서 쫓아내기도 한다. 저번에 한 번 (재선거에서 민주당을) 세게 쫓았다"며 "정신 바짝 차리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지난 15일 전남을 시작으로 16일 전북에 머무르며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고 있다. 내일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전야제 참석 등 17~18일 광주에 머무를 계획이다.
그는 이날 익산역 동부광장, 군산시, 전주 전북대 후문, 정읍역 광장을 차례로 찾아, 호남 소외론과 호남 안에서도 전북이 특히 더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면서 전북 집중 지원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익산역 유세에서 "그동안 호남이 소외됐던 건 사실"이라며 "그런데 호남에서도 뭘 지원한다면 꼭 광주·전남에 한다. 또 광주·전남에 지원한다면 광주에 하지, 전남에 안 한다. 전북이 3중의 소외감을 느끼는 걸 알아 안타깝다"고 했다.
군산시 이성당 앞 구시청광장 집중 유세에서도 "전북이 얼마나 소외감이 큰지 안다. 지방이라 소외되고 호남이라 소외되고 호남 중에서도 전북이라 소외된다"고 거듭 전북 홀대론을 언급했다.
이어 "새만금 문제는 다른 것보다 정리를 빨리해야 한다"며 "그중에 해수 유통도 빨리 결정해서 일부 조력 발전이라도 하든지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밤 전북 유세를 마친 뒤 페이스북에 "세찬 빗줄기가 익산과 군산, 전주와 정읍의 거리를 적셨지만 그 어떤 비바람도 전북도민의 뜨거운 열망을 식히지 못했다"며 "'호남'이란 이름으로 소외된 것도 모자라, 또 한 번 '전북'이란 이름으로 더 깊은 그늘에 놓여온 전북의 현실을 봤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전주 유세에 앞서서는 완산구 청연루에서 청년 국악인들과 'K-컬처'를 주제로 간담회를 하고 문화 부문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최초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 추모비를 찾아 참배했다. 이 열사는 전북대 재학 중 계엄군에 폭행당해 숨졌다.
한편 이 후보는 연일 보수 진영 외연 확장에 힘쓰는 한편, 대선 승리 낙관론은 경계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익산역 유세에는 국민의힘 탈당 뒤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함께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전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외연 확장을 위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홍준표 국무총리설'에 대해 "아직 선거 중인데 그런 고민을 하겠느냐"며 "특정한 누군가, 어떤 직책이란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이긴 다음에 고민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이번 대선은 인수위 없이 바로 출범한다"며 "어떤 사람을 어떤 직책에 기용할지 빠른 시간 안에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열린 모습을 보였다.
여론조사 지지율 50% 돌파와 관련한 질문에는 "우리 국민들이 민주공화국의 기본적인 질서인 헌법을 파괴하는 정치집단, 또 내란을 옹호하는 후보에게 다시 내란을 일으킬 기회·헌정 질서를 파괴할 기회를 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직격했다.
이어 "아주 겸손한 마음으로,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드리고 우리 국민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며 "단 한 명이라도 더 설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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