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동 순방 투자유치 성과 '과장' 논란…실제로는 절반?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5.16 16:45  수정 2025.05.16 16:47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 이틀째인 14일(현지시간)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오른쪽) 카타르 국왕과 양국 간 경제 교류 협정에 서명하는 자리에서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활짝 웃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안보 패키지딜’을 통해 중동 3개국 순방에서 무려 3조 달러가 넘는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오일 머니’를 내세운 중동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투자액을 늘리면서 당초 기대했던 2조 달러를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백악관이 밝힌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 3개국의 경제협력 약속 규모는 모두 3조 2000억(약 4456조원) 달러에 이른다. 그런데 투자 규모는 순방을 거듭할 때마다 계속 늘어났다. 첫번째 방문국인 사우디가 6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두번째 방문국 카타르는 1조 2000억 달러 투자하겠다며 ‘베팅 금액’을 2배로 늘렸다. 4억 달러짜리 초고가 항공기 선물은 ‘덤’이다. 그러자 세번째 방문국인 UAE의 투자 규모는 1조 4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 공개한 투자유치 규모가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미국의 오일 머니 유치 성과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치했다고 주장한 투자금의 일부는 이미 진행 중이던 사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6000억 달러의 사우디의 투자금 가운데 기존 투자 계획을 제외할 경우 신규 투자 유치 규모는 2830억 달러로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항공의 미국 보잉 항공기 구매 계획을 발표하면서 그 규모가 2000억 달러가 넘는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구매 금액)은 2000억 달러가 넘고 제트기로는 160대”라며 “그것은 환상적이며 기록적”이라고 평가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로 백악관이 밝힌 계약 규모는 210대에 960억 달러다.


금액이 절반을 밑돈다. 여기에는 카타르항공의 보잉 777X 등 항공기 구매에 더해 GE에어로스페이스와의 계약 금액도 포함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마저 할인 협상이 일반적이어서 최종 판매가는 정가보다 줄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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