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호남이 자꾸 '두렵다'는 이재명…"텃밭이 아니라 죽비"

데일리안 광주 =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5.18 00:00  수정 2025.05.18 00:00

"담양 재선거 질 줄…'자만 말라'는 뜻

이재명을 다시 태어나게 한 어머니,

'자식 잘 키웠다'는 생각 들게 할 것"

'안일주의' 경계…"버티는 것 보면 될 사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민주 진영의 심장부인 광주·전남을 찾았다. 이재명 후보는 전북 일정에 이어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심정'으로 호남이 민주당을 아끼고 지지하고 있다며 또다시 '호남에 대한 두려움'을 언급했다.


이재명 후보는 17일 전남 나주 금성관 앞에서 선거유세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일 치러진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 결과를 들어 '호남안일주의'를 경계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시민들을 향해 "질 줄 알았다. 어쩐지 불안하더라. 실수하지 말고, 겉멋 들면 안되고 바르게 자라길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인데 매가 영 안돼서 아예 집 밖으로 내쫓으신 것"이라며 "정신 바짝 차린 것 같아 다시 눈물 닦아주고 밥 먹이며 토닥거리고 계시다"고 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 선언 후 광주를 찾아 "나도 호남사람입니다"라고 외친 것과 관련해서는 "호남 분들이 나를 전라도 출신으로 알고 지지하겠느냐"며 "정규재 주필 말처럼 호남분들은 민주당이 공천해도 맘에 안들면 날려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980년 5·18 당시 계엄군에게 저항했던 '광주 정신'을 부각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말미암은 이번 조기 대선의 시대 정신이 '완전한 내란 종식'이라며 지지도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제45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뉴시스

같은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집중 유세에 나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이 후보는 "광주 학살의 참상은 판·검사가 돼 잘먹고 잘살며 떵떵거리자고 마음먹은 나 같은 사람이 생각을 고쳐먹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게 해 다시 탄생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바로 광주의 위대함"이라며 "그게 이재명을 사회적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어머니, 사회적 어머니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민주당에 호남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라며 "(당이) 얼마나 귀한 자식이고 (호남이 당을) 얼마나 귀히 여기는가를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이 지금까지 참고 참으며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 소외, 영·호남 분할 차별 전략에 따른 소외 등 이중 소외를 겪으며 '민주당 잘 돼봐야 우리에 무슨 득이 있나' 섭섭하고 '저놈의 자식을 내가 밭 팔고 논 팔아 키우면 뭐 하나' 생각도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잘 견디셨다"며 "6월 3일이 지나면 새롭게 시작되는 민주당 정부가 '자식 잘 키웠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는 '한번 해보라'는 지지의 목소리가 대다수였다. 광주 서구 치평동에 거주하는 60대 장모 씨는 "사법리스크가 많았지만, 다른 사람 같으면 진작 구속됐을 것인디(데) 안되고 버티고 있는 것 보면 될 사람 같다"며 "진정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질적으로 호남에 대한 차별화를 많이 두고 있다"고 했다.


남구 봉선동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여성은 "깨어있는 시민들이 옳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 같다"고 힘을 실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5·18의 상징적 장소인 광주 금남로에서 열리는 5·18 기념식 전야제에 참석했다. 다만 안전상의 이유로 행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18일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과 경제 분야 대선 후보 1차 토론회에 참여한다.


지난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제45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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