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 현실 유쾌하게 풀어낸 ‘산후조리원’
시트콤 방불케 하는 코믹 감성 선보여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2020년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을 유쾌하게 풀어냈던 김지수 작가가 KBS2 월화드라마 ‘24시 헬스클럽’으로 돌아왔다.
근성이 넘치는 관장 도현중(이준영 분)이 근심이 과다한 ‘헬린이’ 회원들의 인생을 교정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산후조리원에서 헬스클럽으로 배경을 옮겨, 건강한 몸을 만들며 감정도 키워나가는 ‘근(筋) 성장 로맨스’를 선보이고 있다.
◆ 육아 현실 짚고, 청춘 내면 파고들며…유쾌하게 풀어내는 메시지
김 작가의 첫 드라마인 ‘산후조리원’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오현진(엄지원 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사회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서툰 초보 엄마가 되며 기쁨과 씁쓸함, 불안함을 함께 느끼는 현진의 서사가 초반 ‘산후조리원’의 공감을 책임졌다. 최연소 상무가 된 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가 하루아침에 최고령 산모 ‘딱풀이 엄마’이 돼 고군분투하는 과정도 공감이 됐지만, 다둥이 엄마 조은정(박하선 분)을 필두로 한 산후조리원의 여러 엄마들의 면면도 현실적으로 그려졌었다.
쌍둥이를 자연주의 출산으로 낳은 완벽한 엄마 은정은 물론, 아이만큼 ‘나 자신’도 중요한 개성 강한 요미 엄마 루다(최리 분) 등 각양각색의 엄마들이 산후조리원에 모여 은근히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은, 그간 출산, 육아를 감동적으로만 다뤄 온 여느 드라마와는 ‘다른’ 지점이기도 했다. 서로 견제하던 엄마들이 결국에는 고충을 나누며 끈끈해지는 과정도 ‘뻔하지’ 않게 그려져 더 긴 여운을 만들어냈다.
특히 이 같은 풍경을 영화 ‘설국열차’로 패러디하는가 하면 스윗한 남편과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던 것도 잠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실수를 연발하는 현진의 남편 김도윤(윤박 분)의 서툰 면모를 코믹하게 풀어내며 출산, 육아 현실을 ‘웃음’으로 승화한 것이 ‘산후조리원’의 매력이었다.
‘24시 헬스클럽’도 유쾌하게 두 청춘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충격적인 실연을 겪고 우연히 치광의 헬스클럽에 발을 들이며 운동에 도전, 제2의 삶에 도전하는 미란(정은지 분)의 사연은 가볍지 않지만, 감정에 솔직하고, 씩씩한 그의 면모가 미소를 자아낸다.
소매치기당한 베이글을 치광이 찾아주자, 눈물 젖은 먹방을 선보이는 미란, 상담 중 울먹이는 미란에게 “울면 근손실 온다”며 눈물을 닦아주는 ‘헬치광이’ 현중 등 웃음과 설렘을 능숙하게 오가는 캐릭터들의 활약이 ‘24시 헬스클럽’의 매력이다.
사랑이 싹틀 수 없을 것 같던 환경에서도 서로의 이면을 알며 마음을 열어가는 미란, 현중의 본격적인 로맨스는 물론, ‘몸’을 단련시키며 성장하는 주인공들이 전하는 ‘건강한’ 관계에 대한 메시지까지. ‘24시 헬스클럽’이 웃음 뒤 어떤 여운을 남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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