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25] "PC 부품 전시장이 亞 최대 IT 박람회로"

대만 타이베이 = 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5.19 08:00  수정 2025.05.19 08:33

AI(인공지능) 찍고 달라진 대만 컴퓨텍스

엔비디아·인텔·퀄컴 등 글로벌 기업 총출동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2일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종합체육관에서 한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AI가속기 '블랙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당초 대만의 컴퓨터(PC) 제조 및 조립 회사들의 부품 전시회 성격에 가까웠던 '컴퓨텍스'가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 정보통신(IT) 박람회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AI(인공지능) 바람이 세계적으로 불면서 AI PC 수요가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생태계에 뛰어든 덕분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트라(TAITRA·대만무역발전협회)와 타이베이컴퓨터연합(TCA)이 주관하는 전시회 '컴퓨텍스 2025'가 20일부터 23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관에서 개최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공식 개막 전 기조연설자로 참석하며 전시회 포문을 연다.


올해 컴퓨텍스 전시회의 주제는 'AI 넥스트'다. 구체적으로는 ▲AI와 로보틱스 ▲미래 모빌리티 ▲넥스트 세대 기술 등에 대한 이야기로 전시가 구성된다. 올해 전시회에는 전세계 29개국, 1400여개 기업이 참가해 4800개 부스를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컴퓨텍스는 지난 1981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당초 대만 컴퓨터 제조 및 조립 기업들의 부품 위주의 전시회였다. 다만 지난 2023년부터 AI 기술이 등장하고 지난해 본격적으로 챗GPT 등의 등장으로 AI 산업이 개화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및 IT 기업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18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공항철도 안에서 '컴퓨텍스 2025' 관련 영상물이 재생되고 있다.ⓒ임채현 기자

특히 대만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IT·전자 제조업체, 예를 들어 TSMC, 미디어텍, 폭스콘, 에이수스 등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미국의 중국 기술 규제 등과 같은 정치·지정학적인 배경이 맞물리면서 컴퓨텍스는 대만 IT 기술의 대표적인 전시 창구가 됐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아울러 지난해 행사부터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팻 겔싱어 인텔 전 CEO 등이 한 자리에 모이고 전시회의 상징과 같은 기조 연설을 진행하면서, 컴퓨텍스는 더욱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AI 시장 개화로 인해 전세계에서 GPU(그래픽처리장치) 수급 대란을 겪고 있는 만큼 올해 컴퓨텍스의 주인공도 엔비디아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CEO는 이번 컴퓨텍스 행사에서 대만의 엔비디아 본사 위치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대만계 미국인인 젠슨 황은 지난해 6월 초 '컴퓨텍스2024'에 참석하고자 대만을 방문했을 때 "향후 5년 내 대만에 대규모 연구개발(R&D)·디자인 센터를 건립해 1000여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미국 내 본사 이전은 아니지만,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엔비디아 본사를 새롭게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자사 최신 AI 칩인 GB200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을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에서 생산 중이다. 사실상 TSMC는 엔비디아에 이를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대만 본사가 설립된다면 양사의 공급망 관계가 더욱 끈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젠슨 황 CEO는 이날 기조연설 외에도 21일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 해당 기간 자사의 새 AI 칩, 혹은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승인, 미국발 관세 영향 등과 관련핸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엔비디아의 GPU에 들어가는 HBM을 대부분 공급하는 업체는 SK하이닉스다.


한편, 지난 3월부터 새롭게 인텔을 끌고 있는 립부 탄 CEO도 이번 컴퓨텍스를 방문한다. AMD의 경우 지난해와 달리 리사 수 CEO는 현장을 찾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잭 후인 수석 부사장이 참석한다. 아울러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함께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도 기조 연설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컴퓨텍스에 부스를 꾸린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