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25] 韓 과기부장관도 달려갔다 "엔비디아 GPU, 대체 뭐길래"

대만 타이베이 = 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5.19 08:40  수정 2025.05.19 08:40

유상임 장관 美 엔비디아 찾아 "GPU 수급" 협력

20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서 '컴퓨텍스2025' 개최

올해도 엔비디아가 주인공, 젠슨 황 기조 연설도

"AI (인공지능) 생태계 최강자 = 엔비디아의 GPU"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RTX 50 시리즈. ⓒ엔비디아 유튜브 캡처

아시아 최대 정보통신(IT) 박람회로 거듭난 '컴퓨텍스 2025'가 20일부터 현지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AI(인공지능) 생태계 구상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직접 엔비디아 미국 본사를 찾아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데, 글로벌 수요 쏠림이 일어나는 '엔비디아의 GPU'가 사실상 올해 컴퓨텍스의 키워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타이트라(TAITRA·대만무역발전협회)와 타이베이컴퓨터연합(TCA)이 주관하는 전시회 '컴퓨텍스 2025'가 20일부터 23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관에서 개최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공식 개막 전 기조연설자로 등장, 전시회 포문을 연다.


올해 컴퓨텍스 전시회의 주제는 'AI 넥스트'다. 글로벌 29개국, 1400여개의 기업이 참가해 5000여개에 가까운 전시 부스를 꾸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단연코 올해의 행사 주인공도 역시나 엔비디아다. 고사양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생산하는 엔비디아가 사실상 AI(인공지능) 생태계의 전권을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탓이다.



미국 오픈AI의 챗GPT 이미지 생성 기능으로 만든 지브리풍 이미지.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샘 올트먼 오픈 AI CEO가 "GPU가 녹아내린다"며 이미지 생성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임채현 기자
"GPU가 녹아 내린다"의 의미

GPU란 Graphics Processing Unit의 약자로, 흔히 '그래픽 처리 장치'라고 불리는 칩이다. 컴퓨터의 화면을 구성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필요한 계산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기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주로 게임, 과학 연산, 로봇 등 모든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쓰이고 있으나, 최근에는 폭발적인 AI 및 머신러닝에서 가장 수요가 높다.


최근 오픈 AI의 샘 올트먼 CEO가 자사 AI 서비스 '챗GPT'에서 지원하는 이미지 생성 기능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우리 GPU가 녹아내리고 있다"고 표현한 것도 대표적인 GPU 사용 사례다. 엔비디아의 GPU 역시 원래는 그래픽 처리를 위해 개발됐지만, 지금은 소비자용 GPU뿐 아니라 전문가용, 데이터센터용 등의 용도가 더욱 활발히 공급되는 추세다.


쉽게 말해 엔비디아의 GPU가 더 이상 게임 그래픽 카드에 한정되지 않고 고성능 컴퓨팅의 중심축이 된 것이다. 세계 반도체 산업이 기존 엘리트 두뇌 격에 해당하던 CPU에서 많은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GPU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된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GPU는 엔비디아 외에 인텔, AMD 등의 빅테크도 GPU를 생산하고 있으나,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엔비디아의 주요 제품군은 AI 및 데이터센터 시장 부문에서 점유율 80% 이상을 자랑한다. 대표적으로 GeForce, RTX, A100, H100 등이 있다. 이처럼 AI 연산이 GPU 수요를 촉진시키면서 현재 AI 트레이닝을 위한 고성능 GPU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GPU는 대체재가 없는 상태다.


유상임 장관이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GPU 확보에 나선 이유다. 유 장관은 지난 14~17일 미국을 방문한 기간 동안 엔비디아를 찾아 제이 퓨리(Jay Puri) 총괄 부사장, 칼리스타 레드몬드(Calista Redmond) 부사장 등 엔비디아 주요 임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원활한 엔비디아 GPU 확보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한국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국의 AI 인프라 구축은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GPU 구동에 필수적인 AI용 HBM(고대역폭메모리)를 생산하고 있으나 AI 반도체 설계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는 아직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MWC 전시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중국 화웨이의 경우 GPU를 직접 생산할 뿐 아니라 구동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에 당시 유상임 과기부 장관은 "그간 중국을 제치고 미국과 함꼐 AI G2(양대 강국) 목표를 잡았는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되겠다"며 경각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되짚어볼 때 이번 한국 과기부의 엔비디아 본사 방문은 "국내 기업들이 AI 모델을 만들고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면 GPU를 확보해 언어모델을 업그레이드 해야한다"는 판단이 깔린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올해 컴퓨텍스에서 AI 생태계의 허브는 대만으로 더욱 쏠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를 독점 생산하는 대만 TSMC와 각종 패키징을 맡는 대만 기업들이 대거 이번 전시에 참석하는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의 '대만 본사 설립' 발언이 가장 업계 관심을 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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