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농업 연구를 넘어 미래를 향한 도약 ‘소득식량작물연구소’ [新농사직썰-혁신의 씨앗①]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5.05.20 08:30  수정 2025.05.20 09:08

1906년 목포면작출장소에 시작

디지털 육종으로 고품질 소득 작물 개발 박차

아열대 작물 연구와 친환경 소재 개발로 미래 대응


전남 무안에 자리 잡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소득식량작물연구소는 고구마, 유채, 땅콩을 비롯해 부산물 분해 등 바이오소재 연구의 최일선 기관이다. 우리나라 미래 농업 발전을 위해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미래 농업의 희망을 싹 틔우는 현장. 농촌진흥청 연구소의 혁신적인 발자취를 따라간다. 농촌진흥청 연구소 곳곳에 숨겨진 혁신의 씨앗들을 찾아, 대한민국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기획 시리즈 '혁신의 씨앗'을 시작한다. 신농사직썰 시즌4인 혁신의 씨앗은 기초 연구부터 실용화 단계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구자들의 열정과 숨겨진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농업 발전을 위한 주요 사업들을 심층적으로 소개한다. 데일리안에서는 ‘혁신의 씨앗’ 시리즈를 통해 우리 농업의 밝은 미래를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 1904년 전남 고하도에서 시작된 육지면 시험재배 성공은 대한민국 농업 연구의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06년. 목포에 자리 잡은 권업모범장 목포면작출장소는 본격적인 농업 연구의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격동의 시대를 거치며 기관 명칭과 기능은 여러번 변화했다. 그럼에도 농업 발전을 향한 열정은 한결 같았다.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 목포지장(1962년), 호남농업시험장 목포시험장(1994년), 작물과학원 목포시험장(2004년),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2008년),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2015년)를 거쳐 올해 2월 25일 마침내 ‘소득식량작물연구소’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미래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한선경 소득식량작물연구소 소장은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축적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소득식량작물연구소는 올해 혁신적인 역점 사업들을 추진하며 대한민국 농업의 밝은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며 “고구마, 유채, 땅콩 중심 현장 밀착형 실용 연구와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소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득식량작물연구소에서 연구 중인 고구마는 맛과 품질 등 상품성이 좋아 농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담당 연구사가 고구마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풍요로운 결실을 위한 노력…주요 소득 작물 연구


국민 간식이자 건강식품으로 사랑받는 고구마는 소득식량작물연구소의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연구소는 베타카로틴, 안토시아닌 등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고구마의 다양한 용도(식용, 가공용, 전분용, 채소용, 관상용)에 맞는 신품종 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중국, 일본 등 주요 재배국의 가공용 중심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국내 고구마 산업 소비 다변화를 위한 용도별 맞춤형 품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농가 현장의 어려움인 이상기상으로 인한 수량 감소와 병해충 피해 극복을 위해 재배 안정성이 뛰어난 품종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탄생한 자색 식품가공용 품종 ‘보다미’는 기존 ‘신자미’ 대비 안토시아닌 함량이 2배 높고 저장성 및 병해충 저항성도 우수해 가공 산업 활성화와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농가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호풍미’와 ‘소담미’ 품종의 성공적인 보급 사례는 소득식량작물연구소의 연구 역량을 입증한다.


소득식량작물연구소에서는 고구마를 다양하게 배양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호풍미는 뛰어난 병 저항성과 다수성을 자랑한다. 이상기후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수확량을 보여 농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탐스러운 생김새를 자랑하는 ‘소담미’는 우수한 맛과 저장성을 바탕으로 외래 품종을 대체하고 국산 고구마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소장은 “이러한 우수 품종들의 보급 확대를 위해 재배단지 조성 및 씨고구마 생산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바이러스 무병묘 보급을 통해 고품질 고구마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채 연구 분야에서도 디지털 육종 기반 구축이 핵심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선발 효율을 높이기 위한 분자마커 개발과 육종 기간 단축을 위한 스피드 브리딩 시스템 구축을 통해 기후 변화와 소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우수 품종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논 재배에 적합한 조숙성 품종 개발과 고올레산 함유 품종 육성을 통해 국산 유채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유채 분야는 품질 고급화와 다양한 활용을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특히 유채유는 기존 팜유 시장에서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인식으로 소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땅콩 연구에서는 고올레산 및 병 저항성 품종 개발을 위해 디지털 육종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분자마커 활용으로 육종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있다.


소득식량작물연구소는 농가 현장 어려움인 흰비단병 저항성 품종 개발 연구를 통해 국산 땅콩의 부가가치 향상과 생산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땅콩 연구는 올해부터 소득식량작물연구소로 이전한 작물이다. 시험연구지 이전에 따른 포장 조성, 종자 저장 시설 구축 등 연구 인프라 정착을 위한 노력과 관심이 높다.


또 기계화 재배에 적합한 초형 개발과 병 저항성 품종 육성을 목표로 2025년도 품종 개발 계획을 수립 중이다. 관련 인력 및 연구 설비 확충으로 땅콩 연구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지속 가능한 농업의 미래를 열다


소득식량작물연구소는 급변하는 농업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 농업을 선도하기 위한 중장기 연구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고구마는 기후 변화와 소비 트렌드에 맞춘 품종 개발 및 보급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기후변화 대응, 수요자 맞춤형 품종 육성, 디지털 육종 기반 고도화 등 고구마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덩이줄기썩음병 저항성 품종 육성, 기능성 강화 품종 개발, 가공 적성 우수 품종 개발, 관상용 품종 개발 등 다각적인 연구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시장을 다변화도 꾀한다.


소득식량작물연구소에서 올해부터 시작한 땅콩 연구는 생산비 절감을 위한 재배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담당 연구사가 시험장에서 땅콩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이와 함께 신품종의 신속한 보급을 위해 수요자 참여형 선발 체계를 구축하고, 보급 사업 확대 및 현장 평가회 등 국내 육성 고구마 품종 재배 점유율을 2027년까지 45%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유채는 고품질 유채 품종 육성 및 활용도 증진 기술 개발에 나선다. 논 재배 적합 조숙 품종 개발, 고올레산 품종 육성, 파종 기술 개선, 기계 수확 체계 확립 등 국산 유채 산업의 안정적인 발전과 고품질 유채유 생산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 소장은 “유채유의 품질 고급화와 다양한 활용 방안 연구를 통해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고 시장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땅콩은 고품질·다수성 품종 육성, 보급 및 생산비 절감을 위한 재배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고올레산 품종 개발과 더불어 다수성 품종 육성, 논 재배 적응 품종 개발, 기계화 재배 기술 개발 등 국산 땅콩 경쟁력을 강화하고 농가 소득 증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바이오소재는 소득식량작물연구소의 중장기 계획 중 하나다. 부산물을 이용한 에너지 재생산 등 친환경 소재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담당자가 생분해성 원료를 농업 부산물로 대체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아열대 식량작물 연구도 착착…미래 식량 안보를 위한 새로운 도전


기후 변화에 대비하고 식량 작물 다양화를 위해 아열대 작물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해외 유망 작물 조사 및 국내 재배 적합성 검토를 통해 새로운 소득 작물 발굴에 힘쓰고 있다. 재배 시험 및 생산성 데이터 구축으로 국내 재배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소재 부문은 식량작물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 산업 기반 강화에 나선다. 농업 부산물 부가가치를 높이고 친환경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부산물 활용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선경 소득식량작물연구소 소장은 연구소 명칭 변경 이후 초대 소장으로서 자부심이 크다. 최근 호풍미 홍보를 위한 동영상에도 참여할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 한 소장은 농촌진흥청 산하 모든 연구소의 역할이 농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한 소장은 “보릿짚, 밀짚, 콩대 등을 활용한 고기능 친환경 소재 개발로 석유계 제품 대체 및 탄소 중립 실현에 기여하고,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소득식량작물연구소는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의 농업 발전을 이끌어온 핵심 기관이다. 새로운 이름으로 시작하는 2025년, 혁신적인 연구와 기술 개발로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농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국민 식량 안보에 기여할 소득식량작물연구소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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