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사기"라던 미국 최대 은행도 코인판으로…기관 수요 커졌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05.20 13:55  수정 2025.05.20 14:15

과거 비트코인 회의론 펴온 JP모건, 매수 옵션 제공 시사

비트코인, 美 경기침체·무역 불확실성 등에도 강보합세

"최근 상승은 기관 수요가 주도...이번주 내 신고가 가능성"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오고 있다. ⓒ뉴시스

과거 비트코인을 사기로 치부했던 JP모건체이스가 투자자들에게 매수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관 투자자의 비트코인 수요가 급증해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재정 불안정성 우려, 경기침체 가능성에도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JP모건의 연례 투자자 행사에서 "나는 비트코인의 팬은 아니지만, 우리는 고객이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다이먼 CEO는 비트코인을 '내재 가치가 없는 사기', '가상자산은 반려돌멩이' 등으로 표현하며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해왔다. "만약 내가 정부 관료였다면 가상자산을 금지했을 것"이라는 과거 발언도 유명하다. 그러던 그의 이번 결정은 시장의 흐름과 투자자 수요에 대한 실용적인 대응으로 해석된다.


JP모건의 비트코인 입장 전환에 시장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JP모건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산하 블록체인 플랫폼 키네시스 등을 통해 가상자산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왔다. 2019년에는 자체 가상자산 프로젝트 JPM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이먼 CEO는 대외적으로 비트코인 비판을 지속해왔지만, JP모건은 블록체인 관련 투자활동을 지속하고 있던 셈이다.


최근 비트코인 시장 움직임도 '기관투자자의시장 참여로 인한 가치저장수단 부각'이라는 큰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에도 10만7000 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가상자산 투자업체 QCP 캐피털은 "미국의 재정 불안정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인 비트와이즈의 최고 리서치 책임자 안드레 드라고쉬도 "비트코인은 최근 경기 침체 리스크와 무역 불확실성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이 이슈들은 이제 호재로 바뀌었다"며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달러 약세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 비트코인은 헤지(회피)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비트코인의 최근 상승은 기관 수요가 주도했으며,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이번 주 내 사상 최고가인 11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통상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상품은 월요일 개장 시점에 전 주 금요일 종가보다 낮은 가격이 형성됐지만, 5월 셋째 주에는 이런 현상이 없었다"며 "CME를 이용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최근 상승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비트코인은 최근 쌍바닥(Double Bottom) 패턴과 함께 네트워크 상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번 주 안에 11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며 "지난달 말에도 박스권을 형성한 뒤 급격한 상승이 발생했고, 현재도 비슷한 구조가 형성돼 있다. 다만 10만3500 달러를 하회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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