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재명, 경기북부서 '커피 원가 120원·호텔경제' 방어전…"말 왜곡은 선전포고"

데일리안 파주·의정부(경기) =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05.21 00:00  수정 2025.05.21 00:00

20일 의정부·고양·파주·김포 유세

"돈 쥐고 가만 있으면 아무 일 안 일어나"

"마른 펌프에 붓는 물 한 바가지가 낭비냐"

"승수효과 모르는 바보들"…'치킨가게론'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경기 파주 금릉역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기 북부 유세는 국민의힘이 '커피 원가 120원' '호텔경제론' 등을 거론하며 연일 경제관을 비판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정면 반박의 성격이 짙었다. 이재명 후보는 논란 발언들이 돈이 돌고 돌아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는 승수효과를 의미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성남과 경기도를 이끈 경험을 앞세운 이재명 후보는 20일 익숙한 행정 무대를 다시 찾아 민심 잡기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수도권 집중 유세 이틀째를 맞아 의정부·고양·파주·김포 등 경기 북부권을 차례로 돌며 △경기북부 특별 보상 △경기북도 분리 신중론 △미군 공여지 개발 △일산대교 무료화 재추진 등을 제시했다.


다만 네 개 지역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감지된 기류는 최근 경제관 논란에 대한 이 후보의 불편한 기색이었다. 발언 곳곳에서는 논란을 방어하려는 태도와 함께 국민의힘을 겨냥한 직설적 비판이 묻어났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5만원 받고 땀 뻘뻘 흘리며 한 시간 (닭을) 고아서 팔아봐야 3만원밖에 안 남지 않느냐. 그런데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라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이날 그는 이에 대해선 "그러니까 (업종을) 바꿔서 휴게음식점 같은 것을 해 가지고, 그 커피 원가 120원이라던데 7000원~8000원, 만원 받고 팔고 그러면 손님 많이 오면 그게 더 낫지 않느냐. 그렇게 바꾸라고 내가 얘기했다"며 "틀린 말을 했느냐"라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우리가 계곡을 싹 정비해 깨끗하게 만들고, 공공시설·주차장·화장실·산책로를 갖추고, 파라솔과 농산물 판매 공간도 제공하겠다. 그림대회·메기잡기·버들치잡기 같은 계곡축제를 열고 예산도 지원하겠다. 경기신용보증재단 등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도 빌릴 수 있게 돕겠다"며 당시 계곡 상인들을 설득했던 과정도 풀어놨다.


그는 "압도적 다수는 새로운 길을 찾았고 지금은 다들 그때보다는 낫다고 얘기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얘기를 시작한 이유는 여당의 주요 인사가 이재명이가 커피 120원짜리인데 8000원에 판다고 한다고 말하더라. 지금 신나서 '이재명이가 자영업자를 폄훼했다'고 열심히 떠들고 있다"며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저격했다.


이 후보는 "이런 것을 용인하면 되겠느냐. 정치에서는 대화를 해야 한다"며 "대화를 하려면 객관적으로 얘기해야 되고, 특히 상대의 말을 왜곡하거나 조작해서 하면 그것은 선전포고"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고양과 김포 유세에서도 자신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이 자영업자를 폄훼한 것처럼 해석되는 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파주 유세에서는 지역화폐의 승수효과를 앞세우며, 커피 원가 120원 발언과 함께 논란이 된 '호텔경제론'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파주페이 카드' 판넬을 들어 보인 뒤, 지역화폐를 통한 소비 진작 모델의 전국 확산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른바 '치킨가게론'도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치킨가게 사례를 통해 승수효과를 설명하며, 사실상 구여권을 향해 "이걸 모르는 바보들이 있다"고 직격했다.


호텔경제론의 경우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나온 것으로 관광객이 호텔에 예약금 10만원을 건넸다가 여행 계획이 취소돼 예약금을 도로 받아가도 돈이 돌아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국민의힘·개혁신당으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으며 비현실적 경제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파주시 금릉역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우선 이 후보는 "기왕이면 정부 재정 지출을 지역화폐로 할 수 있다면 하자는 것이다. 누가 손해 보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조금 불편한 정도인 것인데 그 정도는 우리가 다 참을 수 있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이어 "대신 동네에 돈이 돌면 치킨 가게 주인이 그걸로 매출이 늘 거 아니냐. 치킨 값을 받은 주인이 막걸리도 한 잔 먹을 거 아니냐. 또 치킨가게 주인이 닭도 사야 되고 양념도 사야 되고, 그러면 동네 경제가 조금 나아질 것 아니냐"라며 "이런 것을 승수효과라고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돈이 돌게 하면 경제가 똑같은 조건에서 더 나아진다는 얘기를 예를 들어 했더니, 그것을 이해를 못한 건지 곡해를 한 건지 이상하게 해석해서 '꼭 만원 받은 상인이 만원 쓴다는 보장이 어딨냐'는 소리를 한다"며 "누가 그렇다고 하느냐"라고 반응했다.


또한 이 후보는 "예를 들어서, 최대로 극단적으로 한다면 이렇게 돈이 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100만원이 있는데 한 사람이 움켜쥐고 가만있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10만원이 있는데 그것을 열 바퀴를 돌리면 100만원과 똑같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 후보는 "그런데 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못 알아듣는 척하는 것이냐. 진짜로 못 알아듣는 거냐. 못 알아듣는 척하는 것이냐"라고 비판을 이어가더니 "다른 사람들도 못 알아들으라고 선동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지금 이렇게 어려울 때 정부가 재정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 동네에 돈이 돌고, 내수가 살고 가게 문도 덜 닫고 살 수가 있는 것"이라며 "'펌프'라는 것을 안 써본 것 같다"고 했다.


나아가 "펌프가 말랐는데, 열심히 펌프질을 하면 물이 나오나 안 나오나. 거기다가 물을 한 바가지 붓고 그렇게 펌프질을 해야 물이 나온다"는 비유를 들었다. 그는 "그 한 바가지 물이 낭비냐"라면서 "한 바가지 물이야 사실 버리는 것인데, 그런데 그것만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한편 이 후보는 이튿날인 21일 이 후보의 지역구 계양을이 있는 인천에서 수도권 집중 유세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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