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테슬라·엔비디아·팔란티어 등 기술주 및 관련 ETF 매도세 지속
기술주 및 관련 종목 하락에 베팅하는 분위기도 감지…저가 매수 집중
회장 사임과 실적 부진의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 비중 늘려
미국 장기채도 주목…"미국 10년 이상 장기 국채, 저기 매수 영역에 있다는 판단"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우려됐던 서학개미들의 매도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다만 저가 매수에 집중하고 미국 장기채에 관심을 보이는 흐름도 감지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이달, 5월 들어 전날까지 미국 증시에서 9억7928만달러를 순매도했다.
매도 상위 종목에는 테슬라(2위), 엔비디아(4위), 팔란티어(5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 증시 하락 국면에서도 비중을 높여왔던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기술주를 대거 팔아 치운 모양새다.
미국 기술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도 매도 상위 리스트에 올랐다.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TSLL(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ETF는 서학개미들이 3번째로 많이 처분한 상품으로 확인됐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상품은 ICE 반도체 지수 일일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였다. ICE 반도체 지수는 엔비디아, AMD, 인텔 등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30개로 구성돼 있다.
원화 강세 흐름도 매도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선을 위협했지만, 이달 들어 1300~14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특히 미국이 관세 협상국에 통화 절상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을 낮춘 만큼,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가 미국 주식 처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기술주 및 관련 종목 하락에 베팅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학개미들이 이달 들어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SOXS(DIREXION SEMICONDUCTOR BEAR 3X) ETF였다. 해당 상품은 ICE 반도체 지수가 하락하면 3배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팔아 치운 상품이 SOXS의 '대척점'에 놓인 SOXL였던 만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하락을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가 매수에는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이번 달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였다. 회장 사임과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연초 대비 약 47% 하락하자 비중을 늘려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장기채도 주목하고 있다. 순매수 3위 종목에는 미국 20년 이상 만기 국채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DIREXION DAILY 20 YEAR PLUS DRX DLY 20+ YR TREAS BULL 3X SPLR' ETF가 이름을 올렸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불안감 잔존에도 미국 10년 이상 장기 국채는 저가 매수 영역에 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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