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속였나? 42세 최형우의 식지 않는 불방망이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5.21 09:50  수정 2025.05.21 09:50

42세 나이에도 변함없는 활약, KIA 중심 타석 역할

부상없이 시즌 마치면 역대 최고령 규정 타석 소화

KIA 최형우. ⓒ 뉴시스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타자 최형우(42)가 나이를 잊은 듯 연일 신들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최형우는 올 시즌 43경기에 출전, 타율 0.324 8홈런 3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어느 팀에 갖다놔도 중심 타선 임무를 충분히 해낼 타자임에 분명하다.


실제로 최형우는 KIA 타선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5월 들어 4할 대 타율과 5할 출루율을 기록, 소속팀 KIA가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원동력이 돼주고 있다. 42세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이다.


이쯤 되면 ‘나이를 속였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물론 최형우는 42세 타자가 맞다.


지난 2002년 2차 6라운드(전체 48번)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결국 방출의 설움을 겪었다. 경찰청 복무 당시 잠재력을 폭발시킨 최형우는 삼성에 재입단했고 2008년 늦깎이 신인왕에 오르며 전설이 시작된다.


삼성 왕조에 크게 기여하며 특급 타자로 군림한 최형우는 1차 FA였던 2017년, 사상 첫 100억원의 계약(4년 100억원)을 따내며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당시 30대 중반 나이라 걱정의 목소리도 높았으나 최형우는 보란 듯이 KIA의 우승을 견인했고 계약 마지막 해에는 타격왕을 차지하며 골든글러브까지 획득, 나이를 잊은 활약을 이어갔다.


40세 이상 규정 타석 소화한 타자(18일 기준). ⓒ 데일리안 스포츠

38세 나이에 맞이한 2차 FA에서는 3년 총액 47억원의 좋은 대우를 받았으나 ‘에이징 커브’가 우려됐다. 최형우는 전성기에 비해 기량이 확실히 떨어진 모습을 보였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로 꾸준한 출장을 이어갔고, 당시만 해도 허약한 KIA 타선의 축을 잡아주며 성공적인 계약 기간을 보냈다.


계약 마지막 해 반등에 성공한 최형우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1+1년 22억원(옵션 2억)의 비FA 다년 계약을 맺었다. 이때만 해도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선물을 받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이 또한 예상을 빗나갔다. 41세의 최형우는 지난해 타율 0.280 22홈런 109타점으로 또 한 번 팀 우승에 기여했고 올 시즌도 나이를 거꾸로 먹는 모습으로 KIA 타선의 중심을 지켜주고 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역사상 40대 나이에 규정 타석을 소화한 사례는 고작 7번에 불과하다. 당연히 40세와 41세의 최형우도 포함되어 있고 올 시즌도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규정 타석을 넘긴 최고령 타자가 될 수 있다.


KIA 구단 입장에서는 은퇴식 준비는커녕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다시 계약서를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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