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주 "이재명 캠프는 '떡고물 클럽'"…이낙연 '개헌 빅텐트' 합류 가능성은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5.21 04:10  수정 2025.05.21 04:10

전병헌, 김용태와 전격적 회동…정국 주도

표류 중인 국민의힘 '반(反)명 빅텐트 구축'

반이재명·개헌 공감대 "제7공화국 함께"

친명 텐트엔 "떡고물 기대하며 모여든 것"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와 회동하며 서로의 순서를 권하고 있다. ⓒ 뉴시스

'빅텐트 힘겨루기'의 저울추가 보수 인사들의 잇따른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 선언으로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우는 듯한 형국인 가운데,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전격 회동을 가지며 물건너가는 듯 했던 '개헌 빅텐트'의 불씨를 되살렸다. 새민주의 대주주인 이낙연 상임고문의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전병헌 새민주당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만나 약 40분간 회동했다. 이들은 계엄 단절과 극복을 전제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집권을 저지하고 제7공화국 개헌을 위한 통큰 협의를 지속하자는 '개헌 빅텐트' 논의에 뜻을 모았다. '계엄 단절과 극복'을 위한 새민주당의 전제조건은 국민의힘의 신속한 내부 전열 정비와 대대적 혁신 노력이다.


'제7공화국 개헌을 위한 통큰 협의'는 '3년 임기단축'을 골자로 한다.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제는 제왕적 5년 단임제다. 이재명 후보는 최대 8년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는 '4년 연임제'를 제안한 상태다.


전병헌 새민주당 대표는 이와 관련 "또다른 사사오입 개헌으로 정권 연장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속임수 개헌 제안"이라며 "한동훈·한덕수·김문수 후보가 이야기한 3년 임기단축 개헌이 제7공화국을 확실하게 열어젖힐 수 있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만남이 이뤄진 배경엔 표류 중인 국민의힘의 '반(反)명 빅텐트 구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 초반 '반(反)이재명 빅텐트' 전략을 구상했던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 교체 소동' 이후 급격히 추진력을 잃었다. 지금은 경선 후 탈당한 홍준표 전 대표에게 손짓을 보내는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범보수 단일화 불씨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 이재명 캠프는 보수 인사 영입을 통해 확장력을 보이며 '빅텐트' 키워드를 선점했다. 지지율이 과반을 유지하며 순항 중인 데다 개혁신당을 탈당한 허은아 전 대표,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 등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민주당판 화개장터'라는 자화자찬도 나왔다.


박용진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사람사는세상 국민화합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 인사들의 이 후보 지지 선언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세가 형성됐다"며 "그분들의 결합이 국민들에게 안정이라는 확신을 주는 역할을 하고 계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비판대로 '기회주의 정치'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잘되고 있으니까 저쪽에서 저렇게 열을 내서 비판하는 것"이라며 "선거철에는 다양한 목소리와 사람들이 모이는 게 장땡"이라고 했다. 또 "다른 분들도 그렇게 비판만 하지 마시고 구경 한 번 해보세요"라며 "화개장터에 구경 한 번 와보시라"고 덧붙였다.


이 상황에서 전병헌 대표와 김용태 위원장의 전격 회동으로 '빅텐트 힘겨루기'에 변곡점이 마련될지, 또 새민주의 대주주인 이낙연 상임고문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병헌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 진영에 일부 전직 의원들이 합류하는 것과 관련해 "'친명 빅텐트'에 합류하는 분들은 권력의 떡고물을 기대하며 모여드는 일종의 '떡고물 클럽'"이라며 "친명 빅텐트라고 얘기하는 것은 지나친 과대 평가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다음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디딤돌 차지하기를 빗댄 셈으로 '빅텐트'라기보다는, 던지면 저절로 펴지는 '원터치 텐트'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개헌 빅텐트' 구상을 위한 이 상임고문의 고심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 대표는 이 상임고문과 향후 국민의힘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이낙연 전 총리는 국민의힘과의 연대나 협력에 대해 아직 특별하게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국민의힘의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쇄신 의지와 내부 전열 정비가 가장 중요한 전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김 비대위원장에게 이런 부분을 신속하고 강력하게 촉구했다"고 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