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사본적 없다” 망언한 日 농림상 사임…후임에 고이즈미 전 환경상 유력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5.21 15:37  수정 2025.05.21 15:37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이 지난 19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민심이 흉흉할 정도로 쌀값이 치솟은 일본의 쌀 정책을 담당하는 각료인 농림수산상이 “쌀을 사본 적이 없다”는 망언을 하는 바람에 경질됐다. 후임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기용될 전망이다.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은 21일 오전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사표 제출 후 “국민들이 쌀값 급등으로 고생하는 데 극히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다시 한번 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에토 농림수산상은 앞서 지난 18일 규슈 사가현 사가시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정치자금 행사에서 비축미와 관련해 언급하다 “저는 쌀을 산 적이 없다. 지원자분들이 쌀을 많이 주신다. 집에 팔 정도로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렀다.


여당인 자민당에서도 “쌀 가격 폭등으로 국민이 힘든 상황에서 쌀 가격 안정화에 힘써야 할 담당 각료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에토 농림수산상은 사표 제출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의 경질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이시바 내각 출범 이후 각료 사임은 처음이다. NHK방송은 “이시바 내각이 저조한 내각 지지율로 정치적인 어려움에 부닥친 가운데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또 하나의 악재가 됐다”고 분석했다.


후임으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기용될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했다가 1차 투표에서 3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나타난 바 있다. 이시바 내각 출범에 맞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 패배 후 사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각료 경험이 있고 자민당에서 농림부회장을 맡는 등 농정 분야에도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쌀값 고공행진에 대응해 지난 3월 입찰을 거쳐 방출한 정부 비축미 21만t은 여전히 소매단계 전 단계에서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일본의 쌀 소매가는 5㎏짜리가 평균 4268엔(약 4만 977원)으로 1년 전의 2배 수준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