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첼시]이별을 직감하고 큰 경기에서 ‘한 건’을 노렸던 팔카오의 신경질적 반응이 이해되는 맨유-첼시전이다. ⓒ 게티이미지
라다멜 팔카오(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첼시전에서 매우 날카로웠다.
물론 그라운드에서 움직임이 아닌 신경이 날카로웠다는 얘기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팔카오의 파괴력을 기대했던 반 할 감독과 맨유도 고개를 숙였다.
맨유는 19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킥오프한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에서 선두 질주 중인 라이벌 첼시에 0-1로 패했다.
맨유보다 1경기 덜 치른 첼시는 최근 리그 11경기(8승3무) 무패행진 중이었고, 맨유도 토트넘-리버풀-맨시티를 연파하며 리그 6연승을 질주하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첼시마저 낚는다면 프리미어리그 우승 레이스 대역전의 희망도 품을 수 있는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초반 주도권도 잡았다. 볼 점유율은 70-30(%)으로 앞섰지만 효율성이 떨어졌다. 오히려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
맨유 수비라인 뒷공간을 노리며 역습에 치중한 첼시는 파브레가스가 공을 빼앗은 이후 오스카에게 전진패스를 찔러줬고, 이를 건네받은 아자르는 GK 데 헤아 다리 사이를 겨냥한 감각적인 슈팅으로 맨유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내심 2위까지 노렸던 맨유는 이날 패배로 첼시(승점76)와 승점차가 11로 벌어졌고, 연승 행진도 6에서 멈췄다.
사실 부상자가 많은 맨유는 경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다.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마이클 캐릭을 비롯해 수비수 필 존스-로호-블린트 모두 부상으로 나가떨어졌다. 게다가 에반스마저 징계로 빠졌다. 첼시도 리그 득점 1위를 달리던 코스타가 빠지긴 했지만 맨유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하릴 없이 최근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팔카오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우고, 잘 나가던 루니를 중앙 미드필더에 놓고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주문했다. 주포 판 페르시의 몸이 완전하지 않은 가운데 반 할 감독이 짜낼 수 있는 최선의 전술이었다. 팔카오에겐 다시 온 기회였다.
하지만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린 첼시 앞에서 애슐리 영-후안 마타 등 최근 펄펄 날았던 측면 윙어들도 무기력했다. 그렇다보니 팔카오는 전반 내내 고립돼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나마 추가시간 결정적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놓치고 말았다.
‘완전 이적’의 꿈을 갖고 무언가 보여주고 싶었던 팔카오는 한숨을 내쉬었고, 급기야 첼시 수비수 존 테리와 몸싸움을 하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후반 들어 첼시 수비라인이 헐거워지면서 팔카오에게도 기회가 종종 찾아왔다. 하지만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특히, 후반 32분 과감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는 불운에도 휩싸였다.
급격하게 좁아진 현재의 입지를 넓힐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잡았지만 팔카오는 끝내 침묵하며 실망만 안겼다.
맨유는 올 시즌 초반 임대료 600만 파운드(약 97억 원)에 팔카오를 AS 모나코에서 임대 영입했다. 그러나 팔카오의 임대 조건에는 올 시즌이 끝나면 그가 이적료 4350만 파운드(약 704억 원)에 맨유로 완전 이적할 수 있다는 조건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맨유가 팔카오를 완전 영입할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팔카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이어 ‘인간계 최강’으로 불렸던 팔카오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1경기 출전해 4골-4도움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과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선보였던 환상적인 면모(70경기 53골)과는 거리가 멀다.
이별을 직감하고 큰 경기에서 ‘한 건’을 노렸던 팔카오의 신경질적 반응이 이해되는 맨유-첼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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