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커다란 사건에 휘말리며 활동을 중단했던 이경영 송영창이 최근 충무로의 노예라 불릴 만큼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며 맹활약 하고 있다. ⓒ 데일리안DB
‘이경영처럼 일하고 정승처럼 써라’ ‘일찍 일어나는 새가 이경영이다’ ‘한국영화계는 이경영 쿼터제를 준수 중이다’ 등등, 이는 모두 이경영의 영화 다작 출연을 두고 생긴 말들이다. ‘충무로의 노예’라고 불릴 만큼 이경영은 다양한 한국 영화에 출연 중이다.
또 한 명의 비슷한 배우가 있다. 바로 송영창이 그 주인공이다. 송영창 역시 이경영 만큼이나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두 중견 배우가 엄청나게 많은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경영은 평균 연간 7~8 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송영창은 연간 평균 3~4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럼에도 보는 영화마다 이경영이나 송영창 가운데 한 명은 꼭 출연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까닭은 이들 두 배우가 그만큼 많은 관객들이 본 흥행작에 주로 출연했으며 출연 비중을 떠나 언제나 임팩트 있는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경영과 송영창이 출연하는 영화는 어느 정도 흥행이 검증된 영화라는 등식도 성립할 정도다.
이경영은 올해 처음으로 1000만 관객 영화 클럽에 가입했다. 매년 평균 7~8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대부분 흥행작이었지만 1000만 관객 영화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던 이경영이 올해 ‘암살’을 통해 비로소 1000만 관객 영화 클럽에 가입한 것.
이미 지난 2013년 영화 ‘변호인’을 통해 1000만 관객 영화 클럽에 미리 가입한 송영창 역시 올해 또 한 번 1000만 관객 영화에 출연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영화 ‘베테랑’이 ‘암살’에 이어 또 한 번 1000만 관객 신화를 쓰면서 여기 출연한 송영창이 두 번째 1000만 관객 영화를 갖게 된 것이다.
올 여름 극장가에서 맞붙은 흥행 대작은 ‘암살’ ‘베테랑’ ‘협녀: 칼의 기억’ 등이었다. 보통 투자배급사를 중심으로 분류하는 데 이에 따르면 쇼박스의 ‘암살’, CJ엔터테인먼트의 ‘베테랑’, 그리고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협녀’다.
그렇지만 이경영과 송영창을 활용한 분류법에 따르면 이경영의 ‘암살’과 ‘협녀’, 그리고 송영창의 ‘베테랑’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두 편이 1000만 관객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경영은 요즘 ‘뷰티 인사이드’로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기대작 ‘서부전선’ ‘조선마술사’ 등에 출연해 또 한 번의 흥행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송영창은 이미 상반기에 ‘극비수사’로 흥행 대박을 한 차례 경험한 뒤 ‘베테랑’으로 1000만 관객 신화를 썼다.
90년대 후반까지 왕성한 활동을 벌이던 이 두 배우는 2000년대 초반 커다란 사건에 휘말린다. 이로 인해 2000년대 초반에는 두 배우 모두 활동을 중단했으며 2000년대 중반부터 조금씩 활동 재개를 시작해 요즘에는 충무로의 노예라 불릴 만큼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물의를 빚은 사건 역시 비슷했던 두 배우는 워낙 치명적인 사건이었던 터라 자숙기간도 매우 길었다. 두 배우 모두 여전히 공중파 방송에는 출연이 금지돼 있을 정도다. 10년이 훨씬 넘는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지금까지 출연이 금지돼 있을 만큼 치명적인 사건이었다.
이로 인해 활동 영역이 영화로 제한되면서 두 배우는 올곧게 영화배우라는 외길을 걸어왔다. 요즘에는 신스틸러 조연 배우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더 각광받고 있지만 이경영과 송영창은 이런 흐름에서도 빗겨 서서 오직 영화배우로서 연기에만 매진했다.
최근 들어 이경영은 최근 들어 케이블 채널을 통해 드라마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송영창은 뮤지컬 배우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영화에서 조금씩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모두 ‘연기’라는 큰 틀 안이다.
왕성한 활동을 벌이던 90년대에도 두 배우는 워낙 연기력은 탄탄한 편이었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두 배우는 더욱 연기에 깊이를 더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캐릭터이든 소화해 내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갖췄다.
특히 두 배우는 악역 연기에서 더욱 빛이 발휘된다. 올 여름 1000만 관객 신화를 만든 두 영화 ‘암살’과 ‘베테랑’에서도 두 배우는 악역이다. 그것도 관객들에게 몹시 미움을 살 만큼 제대로 못된 악역들이다.
‘암살’에서 이경영은 친일파 강인국 역할을 소화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친일파인 강인국은 자신의 부인과 딸까지 무참하게 죽일 만큼 나쁜 인간이다. 그런데 일본 고관대작 앞에선 몸을 완벽하게 낮추고 비위를 맞추는 친일파다. 관객들이 싫어할 만한 요소를 제대로 갖춘 악역이다.
‘베테랑’에서 송영창이 맡은 역할은 재벌 오너인 조 회장 역할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재벌의 안 좋은 모습을 전부 갖고 있는 캐릭터라고 말해도 될 만큼 악독한 역할이다.
이경영과 송영창은 비록 출연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배역이지만 맛깔스런 악역 연기로 확실하게 자기 역할을 소화해냈다. 두 배우의 활약으로 인해 영화는 좀 더 다채로워졌으며 보다 촘촘해졌다.
이경영이 훌륭하게 친일파 강인국 역할을 소화해 내면서 안옥윤(전지현 분)을 비롯한 독립군의 암살 작전이 더욱 관객들의 마음에 와 닿을 수 있었고 송영창의 무시무시한 재벌 오너의 모습은 영화의 주인공이자 아들 역할인 조태오(유아인 분)라는 캐릭터에 생명력과 설득력을 불어 넣었다.
사생활과 관련된 치명적인 사건으로 인해 나락에 빠졌던 이 두 중견 배우는 이제 한국 영화에 없어서는 안 될 만큼 중요한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두 배우의 깊이 있는 영화를 통해 한국 영화는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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