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된 부산영화제, 20년 총망라 '별잔치'

부수정 기자

입력 2015.10.01 07:32  수정 2015.10.01 07:56

20주년 맞아 아시아 영화 돌아볼 기회

이정재·유아인·전도연 등 주요 게스트

국내 스타들이 제20회 부산영화제를 축하하기 위해 부산을 찾는다.ⓒ데일리안 DB

아시아 최대 영화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일 부산 영화의 전당, 해운대, 남포동 일대에서 열린다. 전 세계 75개국 304편의 작품이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올해 스무돌을 맞은 부산영화제는 아시아영화의 과거, 현재, 미래가 동시에 만나는 장을 마련했다. 국내외 영화 전문가들이 선정한 '아시아영화 100'편을 통해 아시아 영화사를 짚어볼 계획이라고 조직위는 설명했다.

지난 20년 동안 영화제와 함께 성장해온 거장뿐만 아니라 아시아 영화계를 주도할 미래의 원석들도 부산을 찾는다.

개·폐막작 언제나 인기

개막작은 인도 영화 '주바안'(모제즈 싱 감독), 폐막작은 중국 영화 '산이 울다'(래리 양 감독)이다.

'주바안'은 삶의 진정한 가치와 자아를 찾아 나선 젊은이의 길을 따라가는 영화다. 주인공 딜셰르가 대기업 총수 굴차란을 만나 겪는 갈등을 예리하게 담았다. 역경 끝에 성공의 문턱에 다다른 순간 삶의 소중한 가치를 고민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그린 게 영화의 미덕.

영화는 딜셰르와 굴차란을 통해 인간이 지닌 양면적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이 작품의 매력은 캐릭터에 있다"며 "감독이 두 인물의 갈등을 절묘하게 풀어가는 연출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산이 울다'는 과부를 돌보다 사랑에 빠지는 청년 한총의 이야기다. 한총은 우발적인 사고로 인해 홀로 남겨진 청각 장애인 홍시아를 돌봐주면서 그녀에게 끌리지만 그럴수록 마을 사람과의 갈등은 커진다. 후반부에는 홍시아의 어두운 과거가 밝혀지면서 예상치 못한 결말이 드러난다.

김 프로그래머는 "'비밀'은 이 영화의 주요 모티브"라며 "사회 구조적 폐쇄성과 사랑, 질투 등 인간 내면의 심리가 이야기 속에서 얽히면서 전개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진행된 예매에서 '주바안'은 1분 31초, '산이 울다'는 2분 53초 만에 각각 매진됐다.

거장의 귀환을 주목하라

부산영화제는 오랜 시간 영화의 길을 걸어온 거장들을 만날 좋을 기회다.

2013년 12월 개봉해 흥행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들고 부산을 찾는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이 영화는 감독의 또 다른 가족 드라마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이복자매의 존재를 알게 된 세 자매에 대한 이야기. 가마쿠라 해안에 있는 목가풍 고택을 무대로 네 자매가 동거하면서 마주하는 삶을 담아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 '나쁜 피', '퐁네프의 연인들' 등을 만든 프랑스 출신 천재 감독 레오 카락스의 방한도 반갑다.

그는 '프랑스 특별전: 내가 사랑한 프랑스 영화(MY French Cinema)' 행사에서 '나쁜 피', '홀리 모터스'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뒤 서울에서 영화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와 감독전 관련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는 레오 카락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명한 최초의 영화. 레오 카락스와 함께 일했던 제작자, 감독 배우들의 생생한 증언들로 구성됐다. 레오스 카락스의 음성과 자필이 나와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허우샤오셴 감독은 올해 칸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자객 섭은낭'을 들고 부산을 밟는다. 8세기 당나라 '안사의 난'을 시대적 배경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객으로 자란 섭은낭의 이야기를 다룬 무협물로 허우샤오셴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역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서기가 섭은낭 역을, 장첸이 섭은낭의 옛 연인 역을 각각 맡았다. 일본 유명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도 출연했다.

부산영화제가 올해 20회를 맞았다.ⓒ부산영화제

부산을 수놓을 화려한 별들

스크린 속 스타와의 만남은 부산영화제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다. 특히 올해는 성년이 된 영화제를 축하하기 위해 국내외 유명 배우들이 부산을 찾는다.

해외 스타로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 '원조 책받침 여신' 소피 마르소, '탕새댁' 탕웨이, '저수지의 개들'의 하비 케이틀, 중화권 스타 진백림·장첸 등이 방한한다.

이정재 손예진 유아인 전도연 조정석 이선균 박보영 등 국내 배우들도 부산을 찾아 팬들과 만난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의 주연 이은심은 33년 만에 고국을 방문하고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테스'에서 청초한 미모를 자랑했던 전설적인 여배우 나스타샤 킨스키도 부산을 찾는다.

개막식 사회는 송강호와 아프가니스탄 여배우 마리나 골바하리가, 폐막식은 박성웅 추자현이 각각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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