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 야권 지지층 늘고 여권 지지층 웃고

이슬기 기자

입력 2015.12.16 10:48  수정 2015.12.16 14:51

<데일리안-알앤써치 '국민들은 지금' 정기 여론조사>

무당층 급락하고 신당 지지율 10% 넘어…야권표 분열

ⓒ데일리안

‘안철수발’ 야권지형 개편이 본격 시작됐다. 지난 12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선언으로 신당에 대한 기대감 상승과 함께 야권 지형이 폭발적으로 넓어졌지만, 동시에 여권과 초박빙이 벌어지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야권 분열로 인한 참패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12월 셋째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의견은 10.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보다 7.8%p 급등한 수치다. 더불어 ‘지지정당없음’이라는 응답은 10.6%로, 지난 10월 조사 결과 22%였으나 11월 당시 15%를 거쳐 두달만에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반면 새누리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7.2%, 새정치민주연합은 29.5%로 지난달보다 각각 3.7%p, 1.2%p 떨어졌다. 즉 안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기존 정당을 지지하지 않던 무당층의 상당수가 신당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신당은 특히 호남 지역과 50대에서 강세를 보였다. 조사 결과, 여당 지지세가 확고한 50대의 12.5%가 신당 지지 의사를 밝혀 30대의 신당 지지율(12.4%)을 앞질렀다. 지역별로는 전통적인 야당 텃밭인 전남·광주·전북에서 25.1%가 신당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새정치연합 투표 의사를 밝힌 29.3%와 비등한 수치다.

아울러 지지 정당 조사 결과, 무당파가 조사 이래 처음으로 30%대를 깨고 25.1%를 기록했다. 또한 새누리당은 35%, 새정치연합은 26.1%로 전주 대비 각각 2.1%p 하락, 1.4%p 상승했으며, 알앤써치 조사상 최초로 두 정당 간 격차가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시점상 총선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데다 야권이 탄력을 받으면서 정권심판론에도 힘이 실렸다. 현 정권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0.5%로, 국정안정 차원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36.8%)을 넘어섰다. 주목할만한 것은 TK(대구·경북)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정권심판론이 우세했으며, 특히 PK(부산·울산·경남)에서 국정안정(44.0%)과 정권심판(44.5%)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정권심판 여망이 높은 상황에서 신당 바람으로 ‘선택지’가 늘어났고, 야권 분열이 더욱 가속화됨에 따라 오히려 새누리당의 반사이익도 극대화될 전망이다.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기존의 여야 ‘1 대 1’ 구도에서도 대부분 박빙의 접전 끝에 승부가 갈리는 것을 고려할 때, 여야가 ‘1 대 다(多)’로 맞붙을 땐 여당이 이른바 ‘어부지리’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안철수발 태풍이 야권의 전체 지형을 엄청나게 넓혔다. 무당파가 눈에 띄게 줄고 신당이 10%를 넘었다는 건, 중도보수나 새정치에 지친 중도 유권자들 대부분이 신당으로 몰렸다는 것”이라며 “결국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호남지역 새누리당 지지율이 7.6%를 기록하면서 10%선이 붕괴된 것에 대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중도보수 일부까지 신당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안철수발 신당이 기존 거대 정당들의 지지율을 모두 조금씩 갉아먹는 역할을 했다. 즉 안철수가 야권지형을 넓혀주는 역할과 함께 보수 새누리당도 일정 부분 도와주는 어부지리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권 분열에 따른 책임론도 예고했다. 김 소장은 “이렇게 되면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둘다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은 정권심판을 원하고 안철수 탈당으로 유권자의 선택이 많아졌지 않나”라며 “예전같으면 무당층이 30%까지 가는데 이번엔 완전히 ‘안철수 효과’로 이 사람들이 안철수를 따라 신당에 기대를 건 거다. 결국 둘다 총선 패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 간 전국 성인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유선 3.9%, 무선 3.8%다. 표본 추출은 성, 연령, 권역 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고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다. 통계보정은 2015년 10월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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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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