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29일(한국시각) 영국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11월말부터 근 한 달 승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맨유를 향한 팬들의 아우성은 높아만 간다.
8경기 째 무승(4무4패), 5득점 10실점으로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날 첼시전에서는 그나마 의욕 있는 공격과 투지 넘치는 압박으로 다소 개선된 경기력을 보였지만 6위로 내려앉은 리그 순위와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 등 모든 책임의 화살은 역시 판 할 감독을 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맨유 지휘봉을 잡은 판 할 감독은 4500억에 달하는 영입 자금을 쏟아가며 입맛대로 스쿼드를 구성했지만 투자 수준에 준한 성과는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낸 것 정도가 전부다.
그럼에도 판 할 감독은 의기양양하다.
첼시전 직후 판 할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맨유 경영진은 나를 깊이 신뢰한다”라며 “득점은 없었지만 선수들은 오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오늘 같은 경기력이라면 내가 사임할 이유는 없다. 언론에선 날 내보내고 싶겠지만 난 나가지 않겠다”며 외려 맞받아쳤다.
현역 감독 중 ‘고집’ 혹은 ‘철학’이라는 표현에서는 단연 으뜸으로 꼽을만한 인물이 판 할이다. 그간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네덜란드 대표팀 등 이름값과 기대치가 높은 팀들을 지휘하면서도 자신의 신념과 철학에 대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반기를 드는 존재는 대상을 불문하고 단칼에 내치는 강직한 리더십을 보여 왔다.
맨유에서도 그의 고집은 변함없이 나타난다. 퍼거슨 감독 시절부터 주축으로 활약해 온 선수들을 다수 방출하는가 하면, 자신이 고집하는 점유율 축구와 패싱 게임에 어울릴만한 선수들을 이적료에 구애받지 않고 양껏 사들였다.
그러나 이후 그가 내놓는 결과물은 형편없기 짝이 없다. 밸런스를 강조하는 대신 공격력이 갈피를 잃었고, 그나마 근근이 버텨오던 수비도 최근에는 완전히 허물어지며 헤어 나올 수 없는 부진에 빠져있다.
판 할 감독 경질시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최근 첼시와 비극적인 결말을 맺은 무리뉴 감독, 바이에른 뮌헨의 과르디올라 감독 정도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행이 유력시 점쳐지고 있고, 무리뉴 감독도 맨유 경영진 내부에서는 언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언행과 그를 둘러싼 논란으로 선임을 꺼리는 입장이라고 알려졌다. 긱스 코치 대행설까지 떠오르며 맨유의 사령탑 행보는 그야말로 예측 불가능의 지경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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