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문화예술인' 창립식과 '대한민국 문화계에 던지는 세로운 제언'이라는 제하의 기념세미나가 열렸다. ⓒ데일리안
“문화라는 탈을 쓰고 벼랑 끝에서 호령하는 잘못된 세력들이 더 이상 활개치지 못하게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자유를 올바로 전하겠습니다.”
특정이념을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한 문화계를 바로잡기 위해 2일 문화예술 종사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문화예술인’(이하 대문예인) 창립식과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동안 문화계는 좌경화가 돼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문예인은 창립선언문에서 “자유로운 표현으로 각 분야 예술을 발전시켜나가야 할 문화계는 오래 전 특정 이념을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해버렸다”며 “이념이라는 독침을 감성에 숨겨 국민의 가슴을 찌르는 행태, 문화를 교묘하게 악용해 전 국민의 사고를 교란시키는 세력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창립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념과 이기주의로 일그러뜨린 문화계를 곧게 펴서 새로운 문화운동을 펼쳐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대문예인은 이를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대변하는 문화를 만들 것 △부정한 문화권력을 철저히 감시할 것 △문화인들이 자생력을 기를 수 있는 장을 열 것 등 세 가지 목표를 세워 활동해나갈 계획이다.
김병호 대문예인 공동대표는 “이념적인 논리로 예술이 우위에 있지 않고 정치적인 시녀가 되거나 돈에 눈이 멀어 지원 예산을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후배들이 어떤 희망을 가질까라는 고민을 한 것이 오늘 대한민국문화예술인의 태동 배경”이라며 “건강한 비판과 사회담론을 담아낼 수 있는 예술의 본질을 되찾아 후배들을 이끌고 서포트할 수 있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창립식이 끝난 뒤에는 ‘대한민국 문화계에 던지는 새로운 제언’이라는 제하의 세미나가 곧바로 이어졌다.
‘오염된 지식문화계의 정화 없이 대한민국의 내일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발제에 나선 조우석 문화평론가는 “한국사회는 국가이성의 마비 상태”라며 “핵심은 빼앗겼던 문화권력과 예술의 도구화를 통해 더럽혀놓은 문화예술을 우리가 되찾아야 하고 예술에 가해진 테러에서 구해 온전한 모습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평론가는 “문화권력을 감시하고 대한민국 선진문화 창달을 위해 행동하려는 문화인들이 이제라도 나선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말로는 표현의 자유와 문화의 다양성을 외치면서 스스로 그것을 파괴하는 현재의 문화권력을 비판하고, 대한민국 문화계를 다양하고 세계적으로 키워나가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황인희 두루마리역사교육연구소 대표(역사 칼럼니스트)는 “우리 국민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좌측으로 기울어진 문화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좌파가 되는 것을 ‘멋있는’ 일로, 좌파가 아니면 ‘촌스러운’ 일로 여긴다”며 “어떻게 좌경화가 이뤄지는지 감시해 좌파 성향을 일종의 액세서리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특히 “자유를 지키기 위해 부정한 문화권력을 철저하게 감시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지원금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대한민국을 폄훼하고 있다면 이것이야 말로 분노할 일”이라며 “자유주의 문화인들이 할 일은 영화나 추천 도서, 학교 교육 등을 통해 그들이 알고 있는 정보의 상당 부분이 왜곡되고 편향된 것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창립발기인대회를 마친 대문예인의 공동대표는 김병호 연극연출가 겸 제작자와 남정욱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가 맡았으며, 영화·음악·교육·출판·방송 및 언론 등 다양한 문화계 현장 종사자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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