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공천시행세칙 둘러싼 묘한 온도차

전형민 기자

입력 2016.03.01 11:25  수정 2016.03.22 17:42

"원래 논의하던 것들" vs "이것 저것 만들다가 당 망하는 건데"

국민의당이 현역 의원의 권역별 20% 컷오프, 정치신인 25% 가산점 부여, 과락제를 골자로 하는 공천 시행세칙을 발표했다. 사진은 전윤철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장.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국민의당이 현역 의원의 권역별 20% 컷오프, 정치신인 25% 가산점 부여, 과락제를 골자로 하는 공천 시행세칙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당 소속으로 출마를 준비중인 신인들은 물론 현역 의원들 모두 일단은 수긍하면서도 묘한 온도차를 보여 잡음이 예상된다.

정연정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는 29일 오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3차 공관위 회의에서 정치신인에게 가산점 25%와 과락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공천 시행세칙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 간사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현역 의원은 우선 '권역별 20% 이상'이라고 정한 컷오프를 통과해야하고 이후에도 △도덕성 △개혁성 △본선 경쟁력 △의정활동 내지 앞으로의 비전 △기여도 등을 평가하는 면접을 통과해야한다. 이어 전략공천 여부, 당내 경선 등 총 4가지 과정을 모두 거쳐야한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평가항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민주의 경우 △정체성 △기여도 △의정활동 △도덕성 △당선가능성 등 다섯가지로 평가하는데 국민의당의 것은 더민주의 것에서 정체성이 개혁성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다만 다른 점은 국민의당은 면접에서 채점 방식과 한 과목이라도 E를 받을 경우 과락을 당할 수 있고 더민주는 채점방식을 공개하지 않는다. 과락도 없다.

정연정 간사는 현역 의원들의 관심을 모았던 컷오프와 관련해 "20%에 짜맞추는 그런 공천이 아니라 심사과정에서 얼마든지 엄밀하게 평가하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컷오프의 비율을 정하는 데는 정무적인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관위가 재량껏 판단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원래 논의하던 것들" vs "이것 저것 만들다가 당 망하는 건데"

이 같은 시행세칙에 대해 당 소속 예비후보들은 현역 의원과 정치신인을 가리지 않고 대체로 수긍하는 모양새다. 호남에서 출마를 준비중인 한 예비후보는 "아주 공정하고 개혁적인 평가방법"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당 소속 현역 의원들도 대체로 "당에서 기존부터 논의해온 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의 호남 지역 현역 의원들은 컷오프 비율의 재량판단에 대해서는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호남지역 A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컷오프를 그래서 몇 명하겠다는 거냐"며 "두루뭉술하게 정해놓은 규칙이 나중에 불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과락제에 대해서도 '탐탁치 않은' 시선이 감지됐다. B의원은 "과락제가 참..."이라며 말 끝을 흐렸다. 그는 "나는 사실 과락제나 정치신인에게 25%씩이나 가산점을 주는 것 둘 다 반대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제도들 이것저것 다 만들다가 당이 다 망했던건데..."라고 덧붙였다.

정치신인의 25% 가산점 부여와 관련 지난 19대 총선에서 전정희 의원과 조배숙 전 의원의 경선을 언급하는 의원도 있었다. C의원은 "지난 19대 총선때 전 의원이 조 의원을 꺾고 경선에서 당선돼 배지를 달 수 있었던 것은 신인에게 20%라는 가산점을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현역 20% 컷오프와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을 오는 14일까지 끝낸다는 방침이다. 정 간사는 "1일 인천에서부터 면접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광주의 경우 후보자 면접을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공개면접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개면접에는 공관위원 뿐만 아니라 지역유권자와 지역전문가들이 함께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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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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