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6)이 아오르꺼러를 제압하고 생애 첫 MMA 챔피언에 도전한다.
최홍만은 16일 중국 북경공인체육관서 열린 ‘XIAOMI 로드FC 030’ 무제한급 토너먼트 4강전에서 아오르꺼러(21·중국)를 넉아웃으로 눕히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최홍만은 반대 블록에서 ‘아이언 젠틀맨’ 명현만(31·압구정짐)을 누르고 올라온 마이티 모(46·미국)와 우승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모는 K-1 시절 1승씩 주고받았던 친숙한 상대다.
로드FC 030은 최홍만의 높은 상품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한물갔다"는 혹평에 시달렸던 최홍만은 이를 입증하듯 팬들의 관심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분위기였다.
로드FC에서의 최홍만은 처참했다. 지난해 여름 데뷔전에서 마이너무대 출신 노장 카를로스 토요타(45·브라질)에게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으며 무너졌다. 지난해 12월 루오췐차오(20·중국)에게 이기기는 했지만 상대의 부상에 의한 기권승에 불과해 첫 승이라 부르기도 민망했다.
오히려 루오췐차오의 펀치 러시에 뒷걸음질 치며 당황, 이겼어도 이기지 못한 것 같은 분위기였다. 217cm의 위협적인 신장만 그대로 일뿐 예전의 사기적인 내구력과 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자신의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려 오히려 안쓰럽기까지 했다.
아오르꺼러와의 경기 역시 내용 자체는 좋지 못했다. 여전히 최홍만은 상대가 돌격해오면 밀려나며 뒷걸음질 쳤고 펀치도 느리고 자신감도 실려 있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휘청거렸다.
하지만 지난 2경기 보다는 몸 상태가 좋아 보였다. 깡말랐던 몸도 조금은 두꺼워졌고, 상대의 펀치가 날아올 때 어느 정도 볼 수 있었다. 훈련량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그런 영향인지 케이지에 몰려 아오르꺼러의 펀치 세례를 받던 최홍만은 기술적으로 승부를 뒤집어버렸다. 아오르꺼러의 주먹을 오른손으로 쳐내고 왼손 펀치를 턱에 명중시킨 것.
느린 동작으로 보면 마치 경량급 테크니션을 보는 듯했다. 일각에서는 ‘얻어 걸렸다’라는 혹평을 내리기도 하지만 많은 훈련을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움직임이다. 최홍만은 자신의 펀치에 충격을 받고 넘어가던 아오르꺼러를 밭다리 기술로 확실하게 넘어뜨리며 파운딩으로 끝내며 예전의 자신감을 다시 충전할 수 있게 됐다.
스텔츠 펀치든 얻어 걸렸다는 평가를 받은 펀치든 현재로서는 최홍만이 이겼다는 것이 중요하다. ⓒ 로드FC
이번 승리에서 빛을 발한 펀치에도 별칭이 붙었다. 개성 있는 캐릭터답게 최홍만 타격에는 팬들이나 언론이 붙여준 재미있는 기술명이 많다. 핵꿀밤, 토닥토닥펀치, 소녀잽, 저리가-오지마 킥 등은 너무도 유명해졌으며 최근에는 ‘프리허그’가 더해졌다.
아오르꺼러를 눕힌 이번 펀치 역시 갑작스럽게 터진 것이라 대부분 팬들이나 관계자들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느린 화면으로 돌린 뒤에야 제대로 공격이 들어간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때문에 팬들은 어느새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를 빗대 ‘스텔스 펀치’라는 기술명을 붙이기도 했다.
스텔스 펀치든 얻어 걸렸다는 평가를 받은 펀치든 현재로서는 최홍만이 이겼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자신감을 충전한 최홍만은 마이티 모와 정상 무대에서 맞붙는다. 전성기 K-1에서 두 번이나 격돌했던 모는 나이는 많지만 현재로서도 아오르꺼러보다 강한 상대다.
무시무시한 돌주먹에 최무배(46·최무배짐)조차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정도다. 여전히 한 방의 위력은 아오르꺼러는 물론 이전에 자신을 무너뜨렸던 토요타보다도 강력하다. 모까지 격파할 수 있다면 최홍만은 희화화가 아닌 열풍으로 불어 닥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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